코로나 엔데믹(감염병의 풍토병화) 시대로 접어들었지만, 코로나19가 인류에 남긴 상흔은 작지 않다. 특히 코로나19가 세계적으로 양극화를 심화시켰다는 주장도 있다. 코로나 펜데믹(세계적 대유행) 기간 30시간마다 100만명이 극빈층으로 전락했다는 조사 결과가 있을 정도다. 코로나19 확산이 장기화되면서 식량과 에너지 가격은 치솟았고, 자산 격차는 커졌다. 최근 글로벌 긴축 상황은 이 같은 양극화로 인한 고통을 더욱 키우고 있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어느 때보다 강조되는 이유다. 국내 민간기업과 공공기관 등을 막론하고 맞춤형 사회공헌활동을 통해 사회 곳곳에 온기를 불어넣고 있다. 최근에는 취약계층 지원, 친환경, 지역사회 재해복구 지원 등으로 다양한 형태로 사회공헌활동이 진화하는 추세다.

효성은 본사가 있는 서울 마포를 중심으로 지역사회 맞춤형 지원에 나서고 있다. 조현준 효성 회장은 “효성이 안정적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 이유도 주변 이웃과 고객들의 아낌없는 지지 덕분”이라며 “사회적 약자와 소외계층을 꾸준히 지원하는 나눔활동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효성이 최근 마포구청을 통해 취약계층 후원금으로 성금 4000만원을 전달하고, 쌀과 김치 등을 정기적으로 후원하는 이유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강화하고 있는 DL그룹은 ‘친환경’ 사회공헌활동에 주력하고 있다. DL이앤씨와 DL케미칼, DL에너지, DL건설 등 DL그룹 계열사들은 탄소배출 및 온실가스 저감을 위해 2024년까지 업무용 법인차량을 친환경 차량으로 바꿀 계획이다. 종이컵 제로 캠페인, 플로깅(조깅하면서 쓰레기 줍는 활동) 행사, 탄소발자국 감축 캠페인 등 친환경 활동에 임직원도 동참하고 있다.

탄소 줄이고, 사랑 베풀고, 봉사 늘리고, 맞잡은 손…온기를 나눠요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은 아동·청소년 대상 기후환경 교육 콘텐츠인 ‘그린 캠페이너’ 확산에 집중하고 있다. 그린 캠페이너는 재단이 지난해 제작한 기후환경교육 콘텐츠다. 재단은 전국 초·중학교에 그린 캠페이너 콘텐츠를 공유하고 있다. 지난 2년간 전국 1만6000여명의 아동들이 교육을 수료했다. 민간기업의 후원도 늘어나는 추세다. 한화토탈에너지스·LG디스플레이·롯데건설·슈로더투자신탁운용 등이 재단의 그린 캠페이너 보급에 도움을 줬다.

글로벌 담배 기업 BAT로스만스 역시 친환경 사회공헌활동에 앞장서고 있다. 지난 18일에는 김은지 BAT로스만스 대표를 비롯한 임직원들이 본사 주변인 서울 을지로 일대에서 플로깅 단체 와이퍼스와 함께 플로깅에 나섰다. 팀별로 할당된 플로깅 구역을 걸으며 을지로, 청계천 일대에서 환경 정화 활동을 펼쳤다. 이날 수거된 쓰레기 양은 57.5㎏에 달한다.

농기계 전문기업 TYM은 러시아의 침공을 받은 우크라이나에 5억원 상당 현금 및 농기계 제품을 기부했다. 현지 농경지 피해 극복 및 지역사회 재건에 힘을 보태기 위해서다. 김희용 TYM 회장은 이런 공로를 인정받아 주한 우크라이나대사관으로부터 기부 증서를 받았다. TYM은 2020년부터 귀농 청년 농업인의 경영 및 정착 지원을 위해 트랙터 지원 사업도 시작했다.

농림수산식품교육문화정보원(농정원)은 기부금 전달 방식이 아닌 지역 상생, 환경 보호 등의 사회적 책임과 메시지를 전달하는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농정원은 지난 3월14일 세종특별자치시 사회복지협의회와 업무협약(MOU)을 맺고 지역 주민들과의 교류 및 소통 활동,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지역주민을 위한 나눔·기부 활동, 지역자원 공유 등 기관이 보유한 역량과 인적·물적 자원을 최대한 활용해 협력 중이다.

신한라이프는 ESG와 고객 보호를 기치로 사회공헌활동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10월에는 업계 최초로 넷제로(Net-Zero) 보험 연합에 가입한 것을 계기로 상품 및 서비스 개발, 보험계약 관리 및 인수, 자산 운용 등에 탄소 중립 가치를 구현하고 있다. 또 취약계층 아동 및 청소년 교육과 생활 환경 개선, 결식 우려 아동의 식사 지원, 서울역 쪽방촌 봉사활동, 환경 교육을 통한 탄소저감 활동 등에 나서면서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