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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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화물연대) 총파업에 대해 29일 국무회의를 열어 업무개시명령을 발동하기로 했다. 이번 파업으로 인해 가장 피해를 초래하는 벌크시멘트트레일러(BCT·레미콘 전용 운송 차량)이 우선 적용 대상이다. 업무개시명령이 발동하는 것은 관련 법이 시행된 2004년 이후 약 18년 만에 처음이다.

윤 대통령은 28일 수석비서관급 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노사 법치주의를 확실히 세워야 한다”며 이 같은 방침을 세운 것으로 확인됐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이날 회의에서 “노동시장 이중구조의 피해자들을 위해서라도 법과 원칙을 바로 세우는 노사 법치주의가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며 “국민경제를 볼모로 한 노조의 불법과 폭력은 우리 경제를 망가뜨리고 경제 회복을 바라는 국민의 일자리를 빼앗는 결과로 이어진다”고 경고했다.

파업 닷새째를 맞은 이날 국토교통부와 화물연대는 첫 협상을 벌였지만, 입장차만 확인하고 곧바로 헤어졌다.

정부는 시멘트 가루를 대량으로 운반하는 BCT의 차주와 사업장에 대해 업무개시명령을 내리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유조차(오일 탱크로리)와 컨테이너 화물차 등에 대해선 법상 발동 요건을 따져보고 있다. 업무개시명령은 국무회의 심의를 거쳐 국토교통부 장관이 발동한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시멘트 운송 거부로 전국의 건설 현장이 이미 멈춰서고 있다”며 “국가 경제에 매우 심각한 위기를 초래하고 있다고 인정할 만한 근거가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국토부와 한국시멘트협회 등에 따르면 국내 전체 화물자동차 45만대 중 BCT는 약 3000대로 전체의 0.6%에 그친다. 이중 화물연대에 가입한 BCT는 1000대 안팎인 것으로 전해진다.

정부는 이날 육상화물 운송분야 위기경보단계를 최고 단계인 ‘심각’으로 상향 조정했다. 육상화물 운송분야 경보가 ‘심각’으로 오른 것은 처음이다.

좌동욱/김은정 기자 leftk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