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종희·경계현 투톱 유지…'JY 측근' 김원경·김홍경, 사장 승진 유력
지난달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사진)이 취임하면서 삼성 안팎에선 “올해 사장단 인사 폭이 예년보다 클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이 회장의 첫 번째 인사인 만큼 큰 폭의 세대교체를 통해 조직에 자신의 색깔을 입힐 것이란 관측이었다. 하지만 주요 기업이 최근 ‘비상 경영 체제’에 들어갈 정도로 경영 환경이 악화하면서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 ‘전쟁 중 장수를 쉽게 바꾸지 않는다’는 격언이 올해 삼성 사장단 인사에 적용될 전망이다. 현대자동차, SK 등 주요 그룹도 ‘C레벨’ 진용을 크게 흔들지 않는 쪽으로 기울고 있다.
한종희 부회장 겸임 뗄 듯
한종희·경계현 투톱 유지…'JY 측근' 김원경·김홍경, 사장 승진 유력
27일 산업계에 따르면 이르면 다음달 1~2일 공개될 삼성전자 사장단 인사는 소폭으로 이뤄질 전망이다. 지난해 출범한 한종희·경계현 최고경영자(CEO) 체제는 유지된다. 역대 인사를 봐도 삼성전자 CEO를 1년 만에 교체하는 일은 흔치 않았다.

‘사의를 밝혔다’는 이야기가 있었던 정현호 부회장도 사업지원TF(태스크포스)장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옛 미래전략실 같은 컨트롤타워 복원이 수면 아래로 가라앉으면서 지원 조직 인사에도 혁신보다 안정에 방점이 찍혔다.

사장급에선 부문별로 1960년생 안팎의 고참 일부의 용퇴가 예상된다. 다만 대외협력(CR)을 담당하고 있는 이인용 사장 등은 본인의 고사에도 유임이 유력하다.

사업부 중에선 한종희 부회장이 겸직하고 있는 영상디스플레이(VD)사업부, 생활가전사업부 중 한 곳에서 신임 사업부장이 탄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강력한 리더십이 필요한 생활가전사업부장을 한 부회장이 유지하고, VD사업부장은 개발팀장 출신 최용훈 글로벌운영팀장(부사장) 등 내부 인사가 맡는 방안이 거론된다.
경영지원 조직에서 사장 승진자
사장 승진자는 주로 경영지원 조직에서 나올 전망이다. 김원경 글로벌대외협력(GPA)팀장(부사장)의 승진이 유력하다. 김 팀장은 외교관 출신으로 2012년 삼성전자에 합류해 글로벌마케팅, 대외협력 업무 등을 맡았다. 최근 주요 그룹 총수와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회동 때도 모습을 나타낼 정도로 이 회장의 신임이 두텁다. 반도체(DS)부문 경영지원실장을 맡고 있는 김홍경 부사장의 사장 승진 가능성도 상당히 큰 것으로 알려졌다. 김 부사장은 미래전략실 전략1팀 담당 임원, 삼성SDI 경영지원팀장 등을 거쳤다.

부사장의 퇴임은 1964~1965년생 중심으로 이뤄질 전망이다. 다만 부사장급 국내·해외총괄(법인장) 중에서는 연령과 무관하게 실적에 따라 유임 여부가 결정될 것이란 관측도 있다.
미래사업에선 젊은 인재 대거 발탁
다른 그룹도 사장급은 소폭, 부사장 이하는 대폭 인사가 예상된다. 지난 23~24일 정기 인사 및 조직개편을 단행한 LG그룹에서도 일부 CEO만 교체됐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이르면 다음달 2일 하반기 임원 인사를 공개할 것으로 알려졌다. 예년엔 12월 중순이 인사 시기였지만 앞당겨질 가능성이 높다. 현대차·기아·현대모비스 등 ‘빅3’ 계열사 CEO는 유임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정의선 회장 취임 후 발탁한 인사인 데다 올해 사상 최대 실적을 냈기 때문이다. 다만 지원부서 사장급 중 퇴임하는 임원이 나올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다음달 1일 주요 사장단 인사가 예상되는 SK그룹에선 조대식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의 4연임이 유력하다. 장동현 SK㈜ 부회장을 비롯해 김준 SK이노베이션 부회장, 박정호 SK하이닉스 부회장, 유정준 SK E&S 부회장 등 주요 계열사 CEO도 대부분 유임될 전망이다. 반도체와 2차전지 등의 분야에서 성과를 낸 CEO들이 공적을 인정받고 있다는 게 그룹 관계자들의 공통된 설명이다.

황정수/김재후/박한신 기자 hj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