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조선사인 현대중공업의 생산효율이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에 크게 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매년 반복되는 노사 분규의 여파다. 이런 와중에 현대중공업 노조가 다음달 초 대규모 총파업을 예고하고 있어 경쟁사와의 격차가 더 벌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2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현대중공업 조선 부문의 올 3분기 누적 가동률은 63.2%다. ‘수주 절벽’으로 일감이 없던 2019년(72.1%)보다도 10%포인트 가까이 낮다. 현대중공업 가동률은 2019년부터 매년 하락하고 있다. 2011년부터 2016년까지 5년 평균 100%를 웃돌던 것과 대조적이다. 같은 기간 경쟁 업체인 삼성중공업(91.0%)과 대우조선해양(92.8%)의 가동률에 크게 뒤진다. 현대중공업그룹의 다른 조선 계열사인 현대삼호중공업(92.4%) 현대미포조선(73.4%)에도 미치지 못한다.
현대중공업은 국내 조선업계 중 최대 생산능력을 갖췄다. 하지만 매년 반복되는 노사 갈등에 따른 파업의 여파로 생산성이 뚝 떨어졌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지난해부터 임금·단체협상을 빌미로 잇달아 부분파업을 벌였고, 올 4월에는 전면 파업까지 했다. 2014년부터 임단협 과정에서 합의점을 찾지 못해 전면·부분 파업이 연례행사처럼 반복되고 있다.
이런 와중에 현대중공업그룹 조선 3사 노조는 사측이 전향적인 임단협 안을 제시하지 않으면 다음달 6일부터 공동 파업에 나서겠다는 방침을 내놨다. 조선 3사가 공동 파업을 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현대중공업은 올해 들어서만 30차례 교섭을 벌였지만 타결에 실패했다.
3사 노조는 기본급 14만원가량 인상과 임금피크제 폐지, 노동이사제 조합 추천권 도입과 교육비 지원 현실화 등을 요구하고 있다. 사측은 아직 안을 내놓지 않고 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노조와 매일 교섭하며 접점을 찾고 있다”며 “올해는 단체교섭을 원만히 마무리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조는 다음달 6일부터 공동 순환 파업을 한 후 13일부터는 무기한 전면 총파업에 들어갈 예정이다.
라이더유니온과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배달플랫폼노조로 구성된 '쿠팡이츠 공동교섭단'이 오는 한국-가나전이 열리는 28일에도 집중 파업에 들어간다. 앱을 사용하는 소비자와 점주들에게 당일 불편이 예상된다. 교섭단은 월드컵 한국-우루과이전이 열린 지난 24일에도 쿠팡이츠 배달을 거부한 바 있다.교섭단은 지난해 9월 21일 기본협약서 체결 이후 쿠팡이츠와의 단체교섭을 24차례 이상 진행했지만, 사측이 주요 쟁점에 대한 어떠한 안도 제출하지 않았다는 주장이다.교섭단은 "사측이 노조의 요구안에 대해 진전된 안을 제시하면 교섭 재개 할 수 있다. 여러 차례 밝혔지만 묵묵부답"이라며 "대화의 여지를 남겨놓기 위해 28일 교섭단 간사 간 대화를 제안한다"고 밝혔다.노조 측은 △삭감된 기본배달료와 거리 할증 도입 △상설협의체 설립 △보험료 지원 및 명절 상여금 △배차방식, 평균 배달료 등 알고리즘 설명 △타임오프 등을 주요 요구 사항으로 제시하고 있다.쿠팡이츠가 진행한 프로모션에 대해서도 교섭단은 "단기적인 프로모션으로 고수익을 보장해달라는 주장이 아니다"며 "프로모션으로 풀 자금으로 최저 2500원에 그치는 기본배달료를 인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교섭단은 자영업자로부터 쿠팡이츠가 배달료 명목으로 6000원을 걷으면서 라이더에게 2500원만 지급하는 것을 납득할 수 없다며 배달료 배분 체계를 마련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한편 우루과이전 당일에는 배달의민족, 요기요에 치킨 등 음식 배달이 몰리면서 배달이 지나치게 지연되거나 배달 거절 사례까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일각에서는 쿠팡이츠를 타깃으로 한 파업의 효과가 미미했다는 주장도 나오지만, 노조는 지난 집중 파업이 효과적이었다는 판단 아래 파업을 진행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곽용희 기자 kyh@hankyung.com
공공운수노조 코레일네트웍스 지부와 철도고객센터지부가 28일 서울역 동광장에서 출정식을 갖고 오전 4시부터 총파업에 돌입한다고 27일 밝혔다. 노조에는 140개 역 역무원과 역장, 철도고객 상담사, SR 고객 상담사, 여객 역무원, 질서 지킴이, KTX특송 배송원·상담사, KTX역·지하철역 주차관리원, KTX셔틀버스·공항리무진 운전기사, 수하물 담당자 등이 조합원으로 가입돼 있다. 코레일네트웍스는 서울역 등 전국 주요 11개 역 48개 승차권 발매 창구 업무도 위탁 수행하고 있다.노조 측이 주장하는 파업 사유는 △인건비 문제 △현장 인력 부족 등이다. 노조 측은 "회사가 역무원 기본급에서 47만원, 당무역장(총괄매니저) 기본급에서 157만원, 역장 기본급에서 160만원을 매월 중간 착취하고 최저임금만 지급하고 있다"고 성토했다. 노조는 '임금 착취' 중단과 함께 생활임금, 근속급 도입을 요구하고 있다. 노조 측은 또 "코레일이 지난 22일 KTX특송, 공항리무진과 체크인 직원들에게 사업 종료를 통보하고, 배치전환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해고하겠다고 했다"며 "일방적 구조조정이 벌어지고 있다"고 성토했다.그밖에 코레일과 코레일 네트웍스가 한때 400명이 넘던 철도고객 상담사를 147명으로 축소했고, 코로나19와 자동화를 이유로 코레일네트웍스가 역무원을 125명으로 줄여 서비스 제공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고도 주장했다. 노조는 그밖에 원‧하청 협의 정례화, 처우 개선 합의 이행, 노조 간부 및 조합원에 대한 부당 징계 철회도 함께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곽용희 기자 kyh@hankyung.com
화물연대의 파업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대통령실은 업무개시명령 발동과 관련해 "다양한 검토가 실무적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27일 대통령실 이재명 부대변인은 오후 브리핑에서 "시기를 특정하기 어렵다"며 이같이 말했다.이 부대변인은 "경제 불안정성이 큰 상황에서 정부와 민간이 전력을 다해 힘을 모아야 하는 상황에서 화물연대 집단운송거부 사태에 우려를 금할 수 없다"고 했다.이 부대변인은 "산업계 피해가 현실화하고 있다. 특히 시멘트 운송 차질로 레미콘 품귀현상이 벌어지고 있고, 건설 현장이 직접 타격을 입고 있다"며 "4대 정유사 차량 중 70~80%가 화물연대 조합원에 의해 운행되고 있어 사태 장기화 시 주유소의 휘발유나 등유 공급에도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그는 "정부는 이번 주 초부터 건설업 등 여러 산업 부문에서 피해가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국민 경제에 직접적 위기를 초래할 가능성 크다"고 말했다.정부는 내일(28일)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주재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회의를 열고 화물연대 총파업 사태에 대한 구체적 대응 방안 등을 논의한다.이 부대변인은 "집단의 힘으로 민생과 국민 경제를 직접 위협하는 데 대해 정부는 국민 안전과 편익, 국민 편에서 대응할 수밖에 없다는 점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고 했다업무개시명령 발동과 관련해 대통령실 관계자는 "산업계 피해 상황을 면밀히 검토해 발동 요건을 충족하는지 봐야 한다. 내일 피해 상황을 미리 알 수 없는 상황에서 특정 날짜를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말했다.신용현 한경닷컴 기자 yong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