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달 시행 앞두고 별도 영업지침·마케팅 계획 없어 전세·매매 수요 살아나는 시점 맞춰 대출 확대 나설 듯
정부의 대출 규제 정상화 시행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시중은행들은 별다른 채비에 나서지 않고 있다.
시중은행들은 최근 수년간 저금리 기조가 지속되자 주택담보대출 등 가계대출 위주로 성장해왔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시작된 금리 인상기에 부동산 시장 침체의 골이 깊어지고 있는 데다, 정작 규제 핵심인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은 여전히 기존 틀을 유지하는 만큼 이번 대출 규제 정상화가 실제 대출 확대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 은행, 전산시스템 등 변경 불구 공격적 영업·마케팅 계획 없어 27일 금융당국과 은행권에 따르면 다음 달 1일부터 시행에 들어가는 개정 은행업 감독규정의 골자는 규제지역 내 무주택자의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을 50%로 일괄 적용하고, 투기·투기과열지구 내 15억원 초과 아파트 주택담보대출을 허용하는 데 있다.
서민·실수요자에 대한 주택대출 한도를 4억원에서 6억원으로 상향 조정하는 내용도 담았다.
대출 규제를 완화하면서 부동산 시장의 연착륙을 유도한다는 것이 정부 복안이다.
은행권은 일단 규정 변경으로 주담대 대출 문의 등이 늘어날 것으로 보고 시행일에 맞춰 준비해 나가고 있다.
우리은행은 사전에 여신업무 매뉴얼을 개정하고 전산시스템 변경을 완료했다.
은행 내 게시를 통해 관련 내용을 전 직원이 공유했다.
NH농협은행 역시 전산 개발을 완료하고 영업점 문서 지도를 통해 시행일에 차질 없는 영업이 이뤄지도록 준비하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 시중은행의 속마음은 시큰둥하다.
아직 영업점에 특별 영업 지침을 내려보내거나 공격적인 마케팅 계획을 수립한 곳은 전무하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부동산 매매나 전세 수요가 있어야 부동산 금융도 일어나는데, 지금은 시장 자체가 죽어 수요가 별로 없는 상황"이라며 "부동산 시장이 정상화되지 않는 이상 은행의 계획이나 전략 자체가 무의미하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수요가 있어야 금리 전략을 세우고 집단대출을 따내기 위해 경쟁을 하는데 지금은 그런 것 자체가 없다"면서 "부동산 시장이 회복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다른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현재 가계대출은 금융당국 권고에 따라 영업점 평가 지표로 활용되지 않고 있으며, 내년에도 동일하게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금융당국의 권고, 최근 은행권 자금 조달 상의 한계 등을 고려하면 영업 기조가 달라질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 고금리에 DSR 규제 여전…실수요자 발목 무엇보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지속에 따라 시장금리 또한 치솟고 있어 은행 문을 두드리는 수요 자체에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18일 현재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의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신규 취급액 코픽스 연동)는 연 5.280∼7.805% 수준이다.
신용대출 금리(1등급·1년, 연 6.218∼7.770%) 역시 8%대에 바짝 다가섰고, 주택담보대출 혼합형(고정) 금리(연 5.200∼7.117%)와 전세자금대출(주택금융공사보증·2년 만기) 금리(5.230∼7.570%)도 최고 7%를 훌쩍 넘었다.
여기에 DSR 규제가 여전한 점도 주담대 등 확대에 걸림돌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DSR는 소득 대비 갚아야 할 원리금의 비율을 뜻하는 지표다.
금융기관은 이를 통해 대출자의 상환능력을 가늠한다.
지난 7월부터 적용된 현행 DSR 규제(3단계)는 총대출액이 1억원을 넘으면 원칙적으로 연간 원리금 상환액이 연 소득의 40%(제2금융권 50%)를 넘지 않도록 하고 있다.
정부는 다음 달부터 LTV 규제 등은 완화하지만 DSR 규제는 당분간 유지할 방침이다.
DSR 규제가 유지되는 이상 고소득자를 제외하면 LTV 등 다른 대출 규제 완화 효과는 제한적이다.
은행권 분석에 따르면 연봉이 5천만원인 무주택자가 14억원 아파트 구입 시 LTV 규제가 50%로 완화돼도 주택담보대출 최대한도(금리 4.8%·40년 원리금 균등 분할상환 가정시 3억5천500만원)는 기존보다 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DSR 규제 한도(40%)를 이미 최대치로 적용받았기 때문에 LTV가 완화돼도 대출 한도에 영향을 받지 않는 것이다.
또 다른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가팔라진 대출금리 상승 영향으로 DSR 적용 시 대출한도가 크게 증가하는 등의 변화는 없을 것"이라며 "현재는 가계대출 리스크 관리에 더 집중해야 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최근 주담대 잔액 증가 폭 둔화 양상이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의 '2022년 3분기 가계신용(잠정)' 통계에 따르면 9월 말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1천756조8천억원으로 2분기 말(1천757조1천억원)보다 3천억원 줄었다.
가계대출 가운데 주택담보대출(잔액 1천7조9천억원)은 6조5천억원 늘었지만, 증가 폭은 2분기(8조7천억원)보다 감소했다.
주택거래 부진 등으로 주담대 증가 폭이 축소됐다는 것이 한은 측 설명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내년 하반기 부동산 시장이 회복하고 금리가 안정되면 매매와 전세 수요가 살아날 것으로 보인다"면서 "해당 시점과 시장 상황을 면밀히 검토해 이에 맞춰 부동산 금융 계획을 수립할 것"이라고 밝혔다.
▶마켓인사이트 2월 1일 오후 4시28분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단기조달증권 시장에서 양극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최우량 등급은 금리가 평균 연 4%대로 하락하면서 거래가 비교적 잘 이뤄지고 있지만, 비우량 등급은 최대 연 15%대에도 차환 발행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30~31일 거래된 A1 등급 PF ABSTB(유동화전자단기사채)의 평균 거래 금리는 연 4.55%였다. ABSTB는 PF 사업성을 기반으로 유동화한 단기조달증권으로, A1 등급은 이 중 최고 신용등급이다. 이 등급보다 낮은 A2 이하 ABSTB의 거래 금리는 연 7.67%로 3.12%포인트 높았다. 같은 등급의 PF ABCP(자산유동화기업어음)도 평균 연 7%대에 금리가 형성돼 있다.거래 건수에서도 차이가 나타난다. A1 등급 PF ABSTB 거래 건수는 921건이었으나 A2 이하는 214건에 그쳤다. 그만큼 A2 이하는 차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설명이다.일부 건설사 보증 A2 이하 단기조달증권 금리는 연 15% 안팎에 형성돼 있다. 대우건설 등이 연대 보증한 A2 등급 로테이션제이차는 연 15~15.03%에 유통됐다. 다올투자증권 등이 지급보증해 A2 등급을 부여받은 에스엠영등포제일차는 지난달 26일 연 11%에 거래됐다.업계에서는 올 상반기 PF ABCP 차환 물량이 집중돼 있어 시장 불안이 지속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부동산 PF ABCP 만기 물량은 오는 1분기 말까지 32조원으로 집계됐다.류병화 기자
한국무역보험공사는 중소기업의 쉽고 안전한 무역 거래를 지원하기 위해 '다이렉트 보험·보증' 한도를 확대한다고 1일 밝혔다. 다이렉트 보험·보증은 중소·중견기업이 수출보험 가입이나 수출자금 대출 보증서 발급을 복잡한 심사 없이 온라인으로 처리하는 제도로, 2020년 말 도입 후 지원금액은 5천억원에 달했다. 무보는 바이어가 정해진 수출 거래에 한해 다이렉트 수출보험 지원 한도를 기존 10만달러에서 40만달러로 확대하기로 했다. 1년치 수출 거래에 대한 보험을 한꺼번에 지원하는 다이렉트 플러스 수출보험은 기존에는 수출대금의 95%까지만 보장받을 수 있었지만, 보험료를 0.1%포인트 추가 납부하면 전액을 보장받을 수 있도록 개선했다. 다이렉트 신용보증은 보증 한도를 기존 5천만원에서 최대 1억원까지로 높인다는 방침이다. /연합뉴스
코스닥 상장을 앞둔 유아가구 전문기업 꿈비는 1일까지 이틀간 진행한 일반투자자 청약 결과 경쟁률이 1천772.59대 1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청약 증거금은 2조2천157억원이 모였다. 꿈비는 앞서 진행한 기관 수요예측에서 공모가를 희망 범위 상단을 초과한 5천원으로 확정했다. 경쟁률은 1천547.13대 1이었다. 이번 공모 자금은 회사의 원가 절감, 물류창고 공간 확보를 위한 스마트 공장 구축 등에 활용될 예정이다. 꿈비는 이달 9일 코스닥에 상장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