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원 150명·300명 각각 집결…물리적 충돌은 없어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이하 화물연대) 총파업 사흘째인 26일 수도권 물류 거점은 화물차량 운행이 거의 끊겨 한산한 모습이다.화물연대 파업 후 첫 주말인 이날 오전 경기 의왕 내륙컨테이너기지(ICD) 앞에는 화물연대 조합원 150여명이 모여 "안전운임제 일몰제를 폐지하라"고 촉구했다.의왕ICD에 따르면 올해 금요일 하루 평균 반출입량은 3천882TEU(1TEU는 20피트 길이 컨테이너 1개)이나, 전날 반출입량은 145TEU에 그쳤다.이는 평시의 3.7% 수준에 불과하다.철도 노조가 전날부터 준법 투쟁에 들어가면서 부산항으로 가는 컨테이너 운송 작업도 중단됐다.다만 의왕ICD 장치율(컨테이너를 쌓아 보관할 수 있는 능력)은 52.2%(4만5천TEU 중 2만3천472TEU) 수준으로, 아직 여유가 있다.의왕ICD 관계자는 "평소 주말에는 작업량 자체가 많지 않다"며 "월요일부터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겉 같다"고 말했다.평택·당진항 동부두 앞 역시 화물연대 조합원 300여명이 모여 집회를 열고 있다.조합원들과 부두를 오가는 화물차 기사 간 물리적 충돌은 발생하지 않았다.평택·당진항의 장치율은 약 50%이다.평시 59% 수준과 비교할 때 여유가 있는 편이다.평택해양지방수산청 관계자는 "장기 적치 화물과 빈 컨테이너 상당량을 조기에 반출했고 임시 장치장도 마련했다"며 "다음 주부터 매일 가능한 한 많은 물량을 처리할 것"이라고 했다.경찰은 의왕 ICD에 5개 중대, 평택·당진항에 4개 중대를 각각 배치해 만일의 상황에 대비하고 있다./연합뉴스
학교 비정규직 근로자들이 서울 도심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고 총파업에 들어갔다. 화물연대 운송 거부에 이어 비정규직 노조까지 파업에 나서면서 학교 급식이 중단되고 서울 도심 도로가 통제되는 등 시민들의 불편이 이어졌다. 철도노조와 서울교통공사 총파업이 예정돼 있어 출퇴근 대란도 피하지 못할 전망이다.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은 25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대로에서 ‘공공부문비정규직 총파업대회’를 열고 공무직위원회 상설화와 복지수당 차별 철폐 등을 촉구했다. 전국 각지에서 모인 4만여 명의 조합원은 도로를 점거한 채 집회를 이어갔다. 이날 집회에는 전국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학비연대) 조합원 3만 명도 참여했다. 학비연대는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학비노조)·공공운수노조 전국교육공무직본부·전국여성노동조합 등으로 구성된 단체로 임금체계 개편과 급식실 폐암산재 대책 마련 등을 요구했다.집회로 여의도 일대가 통제되면서 극심한 교통 체증이 발생했다. 직장인 김모씨(32)는 “영등포역 고가차도에서 광화문역까지 20분이면 갈 거리를 한 시간 넘게 걸려 약속 시간에 50분 늦었다”고 말했다.이날 학비연대 총파업으로 전국 초·중·고교에선 급식 대란이 벌어졌다. 전국 17개 시·도교육청에 따르면 2만1470여 명의 조합원이 파업에 참여하면서 학교 3181곳에서 급식 차질이 빚어졌다. 서울에선 조리실무사·특수교육실무사·조리사 등 조합원 1382명이 파업에 참여했다. 학교 144곳은 빵·음료 등 대체식을 제공하거나 학생에게 도시락을 지참하도록 했다. 돌봄교실 10곳도 문을 닫았다. 경기교육청에 따르면 경기 지역 학교 849곳에선 급식을 빵이나 우유, 과일 등으로 대체했다. 19개 학교에선 아예 급식을 하지 않았다.서울교통공사노조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오는 30일 총파업 강행 의지를 재확인했다. 노조는 파업의 가장 큰 이유로 인력 감축을 꼽으며 서울시에 대규모 구조조정을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노조가 예정대로 총파업에 들어가면 지하철 운행은 최대 절반 가까이 줄게 된다.장강호 기자 callme@hankyung.com
국내 사료 운반 트럭의 절반 이상이 화물연대 총파업에 참여하면서 축산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파업이 장기화될 경우 1~2일에 한번 사료를 공급 받아야 하는 닭·오리 등 가금류 사육 농가부터 피해가 현실화될 전망이다.농림축산식품부는 24일 국내 주요 사료업체들과 간담회를 열고 화물연대 파업에 따른 사료 공급 수송 대비 등에 대해 논의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농협사료, 카길애그리퓨리나, 팜스코, 제일사료, 팜스토리서울사료, 씨제이피드앤케어, 대한사료 등 7개사가 참여했다.농식품부와 기업들은 이날 24일부터 시작된 화물연대 파업에 따른 사료 제조 및 수송 상황을 점검했다. 농식품부는 기업들에 △가능한 안전 재고 확보 △가용 차량 추가 수배 △소비대차 및 대체 생산 등을 요청했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현재 한국사료협회 소속 사료 운반 트럭 2200여대 중 50%인 1100대 가량이 파업에 참여 중이다. 농협사료에 소속된 400대 중에서도 70%에 달하는 280대가 파업에 들어갔다. 국내 사료 전용 트럭들은 모두 이 두 기관에 소속돼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전체 트럭의 절반 이상이 운송을 멈춘 셈이다.사료 운송은 해외서 들여온 원료를 항만 저장 시설에서 사료 공장으로 이송하고, 사료 공장에서 소비처인 축산 농가로 이송하는 총 두 단계로 이뤄진다. 항만에는 30~45일치 원료가 저장돼있다. 공장에선 5일치 가량의 재고를 보관한다. 축산 농가 가운데 가금류 농가는 1~2일마다 사료를 공급 받는다. 양돈이나 한우 농가는 사료 공급 주기가 5~7일 정도다.농식품부 관계자는 "현재는 군산 등 사료 원료가 공급되는 주요 항만 내 유출입이 이어지고 있어 상황을 주시하는 단계"라고 말했다.황정환 기자 j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