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산 파프리카 가격이 완연한 하락세다. 11월 들어 한동안 평년보다 따뜻한 날씨가 이어진 게 영향을 미쳤다.

25일 팜에어·한경 농산물가격지수(KAPI)를 산출하는 예측 시스템 테란에 따르면 전날 파프리카 도매가격은 ㎏당 1880원으로 한 달 전보다 48.8% 떨어졌다. 전주 대비로는 11.5%, 평년(2013~2021년 11월 평균 가격)과 비교하면 20.8% 하락했다.
이상고온에 출하 이어져…파프리카값 '반토막'
파프리카는 영상의 따듯한 기온에서 가장 잘 자란다. 이에 따라 겨울철에는 남부 지방에서 주로 재배한다. 올해엔 11월에도 고온이 이어지며 강원지역 농가가 파프리카 출하를 계속하고 있다. 공급 물량이 늘어나면서 가격이 약세를 보이는 것이다.

가격이 내려가는 와중에 엔저 현상까지 겹쳐 파프리카 농가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국내에서 생산하는 파프리카 물량 중 30~35%는 일본으로 수출되기 때문이다.

현재 출하되는 파프리카가 대형 유통업체에서 판매할 만큼 품질이 좋지 않은 것도 농가의 근심을 키우고 있다. 어려움에 직면한 농가를 돕기 위해 일부 대형마트는 ‘B급 파프리카’만 모아 판매하기도 한다. 롯데마트는 흠집이 있거나 크기가 작아 제값에 팔기 힘든 파프리카를 30t 매입해 오는 30일까지 ‘상생 파프리카’ 판매 행사를 한다.

다만 다음달부터는 강원지역 출하가 종료돼 가격도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테란 가격 예측 K모델에 따르면 다음달 파프리카 도매가격은 ㎏당 3133원으로, 내년 1월 가격은 ㎏당 5410원으로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한 대형마트 신선식품 바이어는 “파프리카 가격이 다음달부터는 정상화될 것으로 보인다”며 “국내 파프리카의 일본 수출이 늘어나면 국내에서 판매될 물량이 줄어들어 가격이 큰 폭 상승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미경 기자 capit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