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우 재개했는데…둔촌주공, 화물파업에 또 공사중단 위기
민주노총 전국공공운수노동조합 화물연대본부(화물연대)가 24일 0시를 기해 총파업에 들어가자 대규모 건설현장의 공사가 중단될 위기에 처하는 등 즉각적인 영향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가장 먼저 직접 타격을 받을 걸로 예상됐던 시멘트 업계에서는 이미 운송차량 운행 중단으로 출하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으며, 파업이 계속되면 주요 건설현장의 공사 중단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이날 파업으로 전국 시멘트 공장에는 벌크시멘트트레일러(BCT) 운행이 중단된 상태다. 오전까지는 화물연대 노조가 시멘트 공장 정문을 점거하는 등의 집단행동은 없었지만 비노조원 BCT 운송자들도 운행을 모두 중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시멘트 업계의 한 관계자는 "새벽에 일부 극소수 물량이 출하된 것을 제외하고는 BCT 운행 중단으로 시멘트 출하를 못하고 있다"며 "파업 출정식 이후에는 공장 정문에서 비노조원의 농성도 예상된다"고 말했다.

시멘트 공장의 생산은 예정대로 진행 중이지만, 파업이 일주일 이상 장기화하면 시멘트 재고가 적체되며 시멘트 생산 중단 사태로까지 번질 수 있다.

레미콘 업계는 이날까지는 미리 확보한 시멘트 재고로 레미콘 생산이 가능하지만, 파업 둘째 날인 25일부터는 일부 차질이 시작돼 주말을 지나 다음 주부터는 전국적으로 레미콘 공장의 절반 이상이 가동을 멈출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레미콘 공장과 건설 현장에 타격이 클 것으로 우려된다.

최근 수도권 레미콘 운송 노조의 서울 사대문 내 운송 거부 사태에 이어 코레일의 오봉역 사고 여파로 이달 초 수도권 주요 유통기지인 의왕 기지는 현재까지 시멘트 출하가 중단된 상태다. 여기에 화물연대 파업까지 겹치면서 서울 일부 현장에서는 레미콘 공급 차질이 현실화하고 있다.

내달 초 분양에 들어가는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아파트 재건축 현장에는 레미콘 타설이 중단될 위기다.

시공사업단 관계자는 "미리 확보한 레미콘으로 오늘까지는 레미콘 타설이 가능하지만 내일부터는 타격이 불가피하다며 "일부 대체 공정으로 공사를 이어갈 수는 있겠지만 현재 골조 공사를 진행 중이어서 레미콘 타설이 중단되면 사실상 공사도 중단된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삼표산업 성수공장 철수 이후 레미콘 공급 부족에 시달려온 서울 세운지구 등 사대문 안 공사현장도 화물연대 파업까지 겹치며 공사 중단이 임박한 것으로 전해졌다.

건설업계의 한 관계자는 "동절기가 오기 전에 레미콘 타설을 서둘러야 하는데 수급에 어려움이 큰 상태가 장기화하고 있다"며 "파업이 조기에 타결되지 않으면 공사를 중단하는 사업장이 더 늘면서 피해가 기하급수적으로 불어날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사진=연합뉴스)


김현경기자 khkkim@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