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7년 애플 컴퓨터는 스티브 잡스를 다시 회사로 불렀고 놀라운 성공을 거뒀다. 이는 스티브잡스 신드롬 혹은 부메랑 CEO로 불린다.

올해초 스타벅스(SBUX)도 경영 위기속에 하워드 슐츠 전CEO가 컴백했다. 위기 상황에서 기업들이 이전에 성공한 경영자를 다시 불러 들이는 것은 드물지 않다.

주말에 전격적으로 월트디즈니(DIS) 가 발표한 밥 아이거의 컴백은 스티브 잡스 같은 마법을 보여줄 수 있을까? 월가는 “마법이 돌아왔다”는 보고서와 투자등급을 상향했고 주가는 6% 상승해 환영을 나타냈다.

그러나 마켓워치가 22일(현지시간) MIT 슬로언경영리뷰의 2020년 보고서를 인용한데 따르면, 부메랑 CEO가 성공하는 경우가 많지 않다. 평균적으로 부메랑 CEO는 다른 CEO들보다 오히려 (주가 측면에서) 매우 나쁜 성과를 낸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를 진행한 저자들은 S&P 종합 1500 인덱스를 구성하는 기업에서 1992년~ 2012년까지 167명의 부메랑 CEO임기와 6,000명의 다른 비-부메랑 CEO와 비교했다.

연구 결과 “평균적으로 부메랑 CEO가 이끄는 회사의 연간 주가 실적은 해당 CEO의 이전 CEO재임기보다 낮았다. 또 부메랑이 아닌 다른 CEO와 비교해도 마찬가지”라고 보고서는 밝혔다.

실패한 컴백 시도중 일부는 제록스의 폴 알레르 CEO의 컴백과 트위터 공동창업자 잭 도시의 복귀, 제리 양의 두번째 야후 컴백 등이 꼽혔다.

올들어 디즈니 주가는 37% 하락했다. 상당 부분이 영업이익이 91%나 하락한 스트리밍 사업 등에 자금을 조달하느라고 테마파크 사업에서 버는 수입에 의존하고 있음이 드러난 4분기 실적에서 비롯됐다.

모건 스탠리의 분석가 벤저민 스윈번이 지적한 것처럼 디즈니 주가는 테마파크에 대한 거시 경제 우려를 반영하고 있으며 디즈니의 스트리밍 사업의 가치는 거의 반영하지 않고 있다. 특히 디즈니의 컨텐츠는 돈을 적게 벌고 있고 수익화도 잘 진행되지 않고 있다.

아이거는 CEO로는 팬데믹전에 물러났지만 직전 CEO 밥 채퍽은 그가 후계자로 키웠고, 지난해까지 아이거가 디즈니의 회장으로 경영에도 관여해왔으므로 현재의 부진과 전혀 무관하다고 하기도 어렵다.

마켓워치는 또한 아이거가 통제할 수 없는 인플레이션과 내년이후 경기 침체의 압박속에 그간의 전략을 바꿔야한다는 압박을 받을 것이라며 노련한 CEO라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정아 객원기자 kj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