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부 출범 후 처음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 법안심사 논의 테이블에서 보험사기 처벌 강화와 실손의료보험 보험금 청구 간소화 등 관련 법안이 빠져 보험업계가 허탈해하고 있다. 업계는 보험 가입자의 편의와 이익에 중요한 법안들인 만큼 이번 21대 국회에선 반드시 통과돼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보험업계 허탈…숙원사업들, 국회 법안심사서 빠져
15일 금융권과 국회에 따르면 이날 열린 국회 정무위 법안심사1소위원회에서 총 63개 법안이 안건으로 올랐다. 보험사기 알선 행위 처벌 강화 등이 담긴 보험사기방지특별법 개정안은 11건이나 발의됐지만 이날 안건에서 제외됐다. 실손보험 가입자가 보험금 청구 때 일일이 서류를 떼야 하는 불편을 없애기 위해 의료기관이 관련 서류를 전자적 방식으로 보험사에 전달하도록 하는 내용의 보험업법 개정안도 빠졌다.

보험사기방지특별법 개정안은 지난 20대 국회 때도 8건 발의됐지만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해 폐기됐다.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 법안은 의료계 반발에 부딪혀 13년째 표류 중이다. 당초 보험업계는 이번엔 두 법안이 통과될 것으로 기대했다. 실손보험 청구 전산화는 윤석열 대통령의 후보 시절 공약이었고, ‘이은해 사건’ 이후 보험사기와 관련한 국민적 경각심도 높아졌기 때문이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현 정부 들어 첫 법안소위다 보니 여야 혹은 이해관계자들 사이 이견이 덜한 비쟁점 법안 위주로 안건에 올린 것 같다”며 “연간 보험사기 적발금액이 1조원에 달하고 여당이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에 지속적으로 관심을 보이는 만큼 다음 소위 땐 꼭 안건에 오르길 기대한다”고 했다.

보험업계는 의료계가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 자체를 반대하는 게 아니라 중계기관 역할을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맡기는 데 반대하는 쪽으로 최근 입장을 바꾼 것에 주목하고 있다. 그동안 강 대 강 대치 국면이 이어졌는데, 이제는 논의에 물꼬가 트일 것이라는 기대가 나오고 있다.

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