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그룹은 북미에서 그룹 차원의 스타트업 투자를 강화하고 있다. 투자 영역도 배터리, 디스플레이 등 현재 주력 사업과 연관된 분야에서 인공지능(AI), 자율주행, 바이오, 메타버스 등으로 확대하는 추세다.

13일 LG그룹에 따르면 그룹의 기업형 벤처캐피털(CVC)인 LG테크놀로지벤처스는 현재까지 총 52곳의 스타트업에 2억6000만달러(약 3430억원)를 투자했다. LG벤처스는 2018년 5월 미국 실리콘밸리에 설립됐다. 현지에서 정보기술(IT) 스타트업 투자로 명성을 쌓은 김동수 대표(전무)가 창립 초기부터 회사를 이끌고 있다. LG벤처스의 투자 대상은 신사업 기회를 모색하고, 주요 계열사와 협업할 수 있는 스타트업이다. AI와 자율주행, 배터리 분야에 누적 투자액의 3분의 1 이상이 투입됐다.

대표적인 투자 사례는 AR(증강현실)·VR(가상현실) 게임 등에 사용되는 가상 캐릭터 제작 플랫폼 업체 ‘인월드 AI’, AI 연구 과정에서 발생하는 개인정보 보호 문제를 해결하는 ‘듀얼리티’, 엑스레이 결과 등 의료 영상을 AI 기술로 빠르고 정확하게 분석해주는 기술을 보유한 ‘제브라 메디컬 비전’ 등이다.

유망 스타트업엔 추가 투자도 단행하고 있다. 리튬이온 배터리 관리시스템(BMS) 기술을 보유한 ‘엘리먼트에너지’엔 총 세 차례에 걸쳐 돈을 넣었다. 배터리 코팅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포지나노’, 자율주행 대중교통 및 공공 셔틀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는 ‘메이모빌리티’에 각각 두 차례, 세 차례 투자했다.

LG테크놀로지벤처스의 현재 펀드 규모는 총 4억8000만달러로 커졌다. 회사 관계자는 “메타버스, 바이오, 헬스케어, 교육 분야 등 포트폴리오도 확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