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준 인사들, 금리인상 속도 조절 가능성 시사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고위 인사들은 10일(현지시간) 인플레이션 둔화 조짐이 나타났다는 발표에 금리인상 속도 조절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러나 여전히 물가상승률이 지나치게 높다는 점에서 시장이 기대하는 금리인상 중단 또는 금리인하 전환 가능성에 대해서는 선을 그으면서 통화긴축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뜻을 부각했다.

CNBC방송과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이날 유럽경제금융센터 행사에서 시장 전망치를 하회한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를 가리켜 "정말로 좋은 뉴스"라면서도 "8%를 넘는 것보다는 낫지만 안심할 만큼 (연준 목표치인) 2%에 충분히 가까워진 것은 전혀 아니다"라고 말했다.

데일리 총재는 "한 달치 데이터가 (인플레이션과의 싸움에서) 승리를 만들어낼 수는 없다"면서 긍정적인 물가 지표가 여러 번 나와야만 안심할 수 있다며 "승리와는 거리가 멀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르면 내년 9월 연준이 금리인하로 전환할 것이란 시장 기대에 동의하지 않으면서 "금리인상의 단계적 축소를 생각하는 것은 적절하겠지만, (금리인상) 중단은 전혀 논의 대상이 아니다"고 밝혔다.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는 물가상승률 둔화를 반기면서도 "여전히 받아들일 수 없을 정도로 높다"며 "통화정책이 당분간 더욱 제약적인 수준이 될 필요가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메스터 총재는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더 지속적인 것으로 입증됐고 인플레이션 지속에 따른 비용이 크다는 점을 고려하면 너무 적게 긴축하는 것에서 오는 위험이 더 크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에스터 조지 캔자스시티 연은 총재 역시 낮아진 10월 CPI조차 지난 여름 기록한 41년 만의 최고치에 "불편할 정도로 가까운 수준"이라며 "물가상승률이 아직 높고 지속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통화정책으로 할 일은 많다"고 말했다.

패트릭 하커 필라델피아 연은 총재는 "충분히 제약적인 스탠스에 가까워지면서 금리인상의 속도는 느려질 것으로 기대한다"면서도 "그러나 이 점을 분명히 하고 싶다. 50bp(1bp=0.01%포인트)의 인상도 여전히 커다란 규모"라고 밝혔다.

로리 로건 댈러스 연은 총재도 "금리인상 속도를 늦추는 것이 곧 적절해질 수 있다고 믿는다"면서도 "하지만 인상 속도 둔화가 완화적인 정책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고 경고했다.

로건 총재는 "오늘 아침 CPI 발표는 반가운 소식"이라면서도 "아직 갈 길이 멀다"고 덧붙였다.

금리인상 속도 조절 전망과 동시에 시장의 과도한 기대를 경계한 연준 인사들의 발언은 이날 뉴욕증시의 다우존스30 산업평균 지수가 장중 1,100포인트 이상 치솟고 나스닥 지수가 7% 이상 폭등하는 가운데 나왔다.



(사진=연합뉴스)


이영호기자 hoya@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