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과 SK, 롯데, 한화 등 주요 대기업 계열사들도 연 6~7% 금리로 자금을 조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금시장이 꽁꽁 얼어붙은 영향이다.

삼성·롯데계열사도 年 7%대 금리로 조달
2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삼성중공업은 지난달 28일 사모사채 300억원어치를 연 7.05% 금리로 발행했다. 이 회사는 지난 4월 사모사채 200억원어치를 연 4.3%에 찍었다. 6개월 새 조달금리가 3.75%포인트 치솟은 것이다.

롯데그룹 계열사들도 연 7%대 금리로 겨우 자금을 융통했다. 편의점 ‘세븐일레븐’을 운영하는 코리아세븐은 지난달 31일 사모사채 200억원어치를 연 7.08%에 발행했다.

롯데리아 등을 운영하는 롯데지알에스도 지난달 21일 사모사채 200억원을 연 7.1%에 찍었다. 5월 사모사채 발행금리(연 4.3%)에 비해 두 배 가까이 뛰었다.

SK그룹 상황도 비슷하다. SK네트웍스의 자회사 SK렌터카는 지난달 20일 공모 회사채로 1000억원을 조달했다. 조달금리는 연 6.11~6.29%로 결정됐다. 지난달 21일과 28일에는 각각 사모사채 100억원어치를 연 6.95%, 연 7.0% 금리로 발행했다.

SK그룹 지주사인 SK㈜는 오는 10일 2000억원어치의 공모 기업어음(CP)을 발행한다. CP로 조달한 자금으로 17일 만기가 도래하는 기존 CP 2000억원어치를 상환할 계획이다.

17일 만기가 도래하는 CP의 발행금리는 연 3.48~3.70% 수준이다. SK가 발행하는 CP는 SK증권을 대표 주관사로 선정했고, 금리는 연 5%대로 알려졌다. 상대적으로 저리에 자금을 조달하지만 이번 차환(자금 재조달)으로 이자 비용이 연 42억원가량 늘어나게 된다.

한화솔루션은 지난달 27일 공모 회사채 1500억원어치를 연 6.04~6.18%에 발행했다. 1월에 회사채 3800억원어치를 연 2.88~3.03%에 조달한 것과 비교해 금리가 2배 이상 올랐다.

다른 대기업들 사정은 더 나쁘다. 두산퓨얼셀은 지난달 28일 사모사채 150억원어치를 연 8.0%에 발행했다. 진에어는 지난달 31일 발행한 신종자본증권(영구채) 620억원어치를 연 8.6%에 찍었다.

한 증권사 기업금융 담당 임원은 “시장금리가 오름세를 이어가면서 캐피털·카드 업체들이 발행하는 채권이 완전히 막혔다”며 “당국이 유동성을 지원하고 있지만 회사채 시장이 기지개를 켜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