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글로벌 경제와 증시, 기업에 대해 깊이 있게 분석하는 'GO WEST' 시간입니다.

글로벌콘텐츠부 이지효 기자 나와 있습니다.

이 기자, 뉴욕 증시의 반등 랠리가 끝났는데, 이유가 뭡니까?

<기자>

연준의 금리 인상 이슈에도 불구하고 반등세를 보였던 건 실적이 받쳐줬기 때문인데요.

실제로 지난주까지는 미국 기업들이 예상보다 양호한 실적을 발표해 왔죠.

하지만 이날은 실적이 다시 증시의 발목을 잡았습니다.

알파벳, MS는 물론 장 마감 후에 실적을 발표한 메타까지 '어닝 쇼크'를 기록하면서,

나스닥은 물론 관련 종목들에 연쇄적으로 충격을 주는 모습이었는데요.

이날 시장에 대한 월가 전문가의 분석을 듣고 오시죠.

[조지 볼 / 샌더스모리스해리스 회장: 사람들은 빅테크 기업들이 실망스러운 결과를 내놓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제 생각에 다소 부진한 실적들이 주가나 지수에 있어 중대한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겁니다. 더 결정적인 것은 연준이 금리 인상 속도를 조절할 것이라는 믿음입니다. 그것이 시장을 부양하고 있습니다.]

<앵커>

연준이 금리 인상 속도를 조절할 것인가가 더 관심이라는 것이죠.

<기자>

네, 레이몬드 제임스의 래리 아담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이런 말을 했습니다.

'실적 시즌으로 접어 들면, 모든 것이 거시 경제에 관한 것이다'

실적, 그러니까 기업들의 성과라는 것이 일단 금리에 의해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고,

'앞으로 어떻게 될 것이냐'를 예측할 수 있는 척도가 되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조지 볼 회장의 말처럼 시장은 연준의 움직임에 더 주목하고 있습니다.

특히 기술주가 더 민감하게 반응하게 될 텐데요.

구글의 모기업인 알파벳의 경우 경기 침체의 영향으로 유튜브 광고 매출이 처음으로 줄었고,

MS, 메타 역시 같은 이유로 앞으로의 실적 전망을 낮춰 잡은 상황입니다.

<앵커>

이런 지표들이 경기 침체를 나타내고 있는 것 아닙니까.

<기자>

그렇기 때문에 연준이 금리 인상에 있어 속도 조절에 나설 것이라는 분석도 힘을 얻는 것이죠.

지나친 금리 인상과 긴축이 경기 둔화를 부르고,

경기 둔화를 넘어서 경기 침체라는 부작용을 부를 수 있기 때문입니다.

클라인워트 함브로스는 알파벳과 MS를 언급하면서 "광고 성장세가 그쪽에서 둔화하고 있다면,

기업들의 이익 감소에 대한 두려움이 커질 것이다"고 전했고요.

텍사스 인스트루먼츠도 컨퍼런스콜에서 "자동차 시장을 제외한 대다수 시장에서,

실적이 순차적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한다"고 경고한 상황이죠.

<앵커>

기업들의 실적 말고도 경기 침체 신호들이 나오고 있나요.

<기자>

네, 대표적인 것이 국채 장단기 수익률 곡선이 역전하는 현상인데요.

이미 지난 7월 초부터 2년물 국채 금리가 10년물 금리를 역전했고,

여기에 초 단기인 3개월물까지 장기 국채인 10년물 금리를 추월한 상황입니다.

통상 장기 금리는 단기 금리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합니다.

하지만 경제 상황이 앞으로 더 나빠질 것으로 예상하는 투자자가 많아질 수록,

단기 금리가 장기 금리보다 더 높아지는 지금과 같은 현상이 벌어지죠.

경제학자인 아르투로 에스트레야는 "1960년 대 이후 3개월물과 10년물 국채 금리가 역전되면

6~15개월 안에 경기 침체가 시작됐다"는 분석을 내놓았습니다.

<앵커>

그러니까 1년 내외로 경기 침체가 올 수 있다는 거군요.

<기자>

노무라 증권은 "미국의 경기 침체가 곧 시작될 것이다"고 예상했는데요.

침체가 시작되면 내년 말까지 1년여 간 지속되고, 그 강도도 심각할 것이라고 봤습니다.

JP모간 역시 "4분기 성장은 마이너스로 바뀔 수 있고,

내년에는 경제 성장률이 매우 약해질 것이다"고 경고한 상황인데요.

상황이 이렇자 시장에서도 연준의 금리 인상 폭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합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12월, 올해 남은 기간 동안의 추가 인상폭을 150bp로 제시하는 확률이

전날만 해도 50.8%로 절반 이상이었는데 현재는 42%로 줄었습니다.

<앵커>

연준 내부에서는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까.

<기자>

8월 잭슨홀 미팅까지만 하더라도 "금리 인상에 따른 희생은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을 보였지만,

지금은 경기 침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합니다.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은 총재는 최근 "정책 금리를 너무 빠르게 올려 미국 경제를 침체로 몰아넣는 것을 피해야 한다"며

"속도 완화 논의를 시작해야 할 때다"고 밝혔고요.

찰스 에반스 시카고 연은 총재도 "금리 인상을 멈추고 상황을 지켜보는 전략도 이점이 있다"는 의견을 내놨습니다.

캐나다 중앙은행도 이번에 기준 금리를 75bp 올릴 것이라는 시장의 예상을 깨고

그보다 작은 50bp를 인상하면서 속도 조절에 나선 상황이죠.

<앵커>

투자자들은 앞으로 어떤 부분에 주목해야 할까요.

<기자>

일단 이번주는 미국의 주요 빅테크의 실적이 발표되는 '슈퍼 위크'죠.

앞서 알파벳, MS나 메타의 실적이 발표됐고, 이제 애플과 아마존의 발표를 앞두고 있는데요.

시장의 반응은 평소보다 더 매서운 모습입니다.

3분기 실적이 예상치를 밑돈 S&P500 기업들의 주가는 실적 발표 이틀 전부터 이틀 후까지 평균 4.7% 빠졌는데요.

단기적으로는 증시가 개별 기업들의 실적에 따라 움직일 전망입니다.

여기에 11월 1일부터 2일까지는 연준의 FOMC가 열리죠.

11월에는 75bp를 인상하는 쪽으로 무게가 쏠리고 있지만,

연준이 12월에 그보다 작은 폭의 인상에 대한 신호를 보낼 지 여부도 지켜봐야 하겠습니다.

<앵커>

이 기자, 잘 들었습니다.


이지효기자 jhlee@wowtv.co.kr
'빅테크 쇼크'에 멈춰선 랠리…곳곳에 침체 신호 [GO WE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