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인텔 CEO 등 빅테크 기업인 이어 정관계 리더와도 폭넓게 교류
통신장비·바이오 분야서 역할…부산엑스포 유치 활동도 활발

27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시대가 본격적으로 막을 올리면서 이른바 'JY(이재용) 네트워크'도 주목받고 있다.

이 회장의 큰 자산인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신사업 기회를 모색하고 미래 먹거리 확보에 적극 나설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2030 부산엑스포 유치를 위한 활동에도 관심이 쏠린다.

'JY 글로벌 네트워크'에도 주목…"'민간 외교관' 역할 기대"
재계에 따르면 이 회장은 순다르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CEO)와 팻 겔싱어 인텔 CEO,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 등 글로벌 기업인뿐 아니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무함마드 빈살만 사우디 왕세자, 반 자이드 아랍에미리트(UAE) 대통령, 모디 인도 총리 등 글로벌 리더들과도 교류하고 있다.

특히 'JY 네트워크'는 삼성전자의 통신 장비 사업에서 빼놓을 수 없는 핵심 경쟁력으로 꼽힌다.

삼성전자의 5G 네트워크 장비 사업의 대형 계약 체결이나 신규 시장 진출 과정에 큰 역할을 해 왔기 때문이다.

통신장비 사업은 계약 규모가 크고, 장기 계약이 대부분인데 주요 기간망으로 사회 인프라 성격을 띠고 있어 신뢰를 바탕으로 한 약속이 사업의 성패를 결정한다.

이 회장은 2020년 버라이즌과 7조9천억원 규모의 대규모 5G 장기계약, 2021년 NTT 도코모와 통신장비 계약 당시 직접 최고경영자(CEO)와 만나 협상을 진척시켰다.

최근 미국의 디시와 5G 통신장비 공급계약 협상이 진행되는 과정에서도 디시 회장과 직접 만나 오랜 시간 산행을 함께 하며 사실상의 협상을 마무리 지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은 무케시 암바니 릴라이언스 그룹 회장 자녀들의 결혼식에 국내 기업인 중 유일하게 초청받아 인도를 방문해 친분을 쌓기도 했다.

인도 최대 통신사인 릴라이언스 지오는 현재 전국 LTE 네트워크에 100% 삼성 기지국을 쓰고 있다.

'JY 글로벌 네트워크'에도 주목…"'민간 외교관' 역할 기대"
이 회장은 미래 먹거리로 꼽은 바이오 분야에서도 네트워크를 활용해 기여하고 있다.

작년 11월에는 미국에서 누바 아페얀 모더나 공동 설립자 겸 이사회 의장을 만나 삼성과 모더나 간 코로나 백신 공조, 향후 추가 협력 방안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코로나 위기가 최고조에 달했던 2020년에는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화이자 백신 국내 조기 도입에도 기여했다.

당초 작년 3분기부터 화이자 백신이 국내에 도입될 예정이었으나, 이 회장이 '가교' 역할을 해 3월부터 백신 50만명분이 조기에 도입됐다.

'JY 네트워크'는 기업인에 국한되지 않고 세계적인 정·관계 리더들까지 확장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기업은 해당국의 규제 대상이면서 투자유치 대상이기 때문에 글로벌 주요 리더들과의 네트워킹 구축에 '오너 경영인'이 중요하다"며 "이 회장은 글로벌 IT 기업 총수이자 민간 외교관으로서 위기 때마다 기여해 왔고 향후에도 상당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일본의 수출 규제로 한일 관계가 사상 최악으로 치닫던 2019년 9월 일본 재계는 한국 기업인 중 유일하게 이 회장을 '2019 일본 럭비 월드컵'에 초청했다.

이 회장의 개막식 참석은 한일 양국이 비정치적 이슈에서 여전히 중요한 파트너임을 상징적으로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는다.

'JY 글로벌 네트워크'에도 주목…"'민간 외교관' 역할 기대"
최근에는 2030년 세계엑스포 부산 유치 활동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이 회장은 6월 차기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의장으로 거론되는 마르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를 만난 데 이어 9월에는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과 라우렌티노 코르티소 파나마 대통령을 만나 부산엑스포 개최 지지를 요청했다.

특히 8·15 광복절 특별 사면으로 복권된 이후 글로벌 네트워크 재건에 나서고 있다.

이에 따라 향후 글로벌 경영 보폭을 넓히면서 세계 주요 IT 기업의 경영진과 신사업 기회를 모색하고 삼성의 미래 먹거리 확보에도 적극 나설 것으로 보인다.

재계 관계자는 "지금과 같은 엄중한 상황에서는 이 회장의 글로벌 네트워크가 대한민국에 더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