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삼성전자 확정실적 발표로 반도체 실적이 절반 가까이 줄어든 걸 확인했는데요.

반도체 업황 둔화가 지속되는 가운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회장으로 승진했습니다.

내년까지 실적 악화가 예고돼 있는 가운데 이뤄진 인사로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산업부 정재홍 기자 나왔습니다. 정 기자. 일단 반도체 실적이 예상대로 안 좋았죠.

<기자> 네. 말 그대로 반도체 영업이익은 지난해 3분기와 비교해 '반토막'이 났습니다.

지난해 3분기 10조 원을 넘겼던 삼성전자 반도체 영업이익은 5조 1천억 원을 기록해 49% 감소했습니다.

매출도 23조 원으로 이번 분기 약 27조 원을 기록한 대만 TSMC에 반도체 매출 1위 자리를 내주게 됐습니다.

증권가에서는 최악의 경우,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 영업이익을 4조 원대까지 내다봤었습니다.

그래도 5조 원대를 지켜서 최악은 면했다는 평가입니다. 3나노 선단공정을 선보였던 파운드리는 최대 매출을 달성했습니다.

<앵커> 다른 사업 부문은 어떻습니까. 스마트폰과 가전 수요 부진을 우려하는 시각도 많았잖아요.

<기자> 네. 전세계적인 IT제품 수요 부진이 심화되고 있죠. 예상대로 가전은 영업이익이 5천억 원 가까이 하락해 적자를 겨우 면했습니다.

다만 스마트폰은 기대 이상으로 선전했습니다.

4세대 폴더블폰 시리즈 흥행 여부에 대해 시장에서는 말이 많았었는데요. 스마트폰을 담당하는 MX사업부 매출이 지난해 3분기 보다 4조 원 가량 늘어난 32조 원을 기록했습니다. 반면 가격 경쟁력 확보를 지속하다 보니 영업이익은 3조 2천억 원을 기록해 3% 같은 기간 감소하는 데 그쳤습니다.

동남아와 인도 시장에 진출한 삼성전자의 중저가 스마트폰 시리즈 판매량이 떨어졌다는 분석이 있어서 매출이 크게 줄어들지 않았을까란 의심이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매출 규모가 확대된 것으로 봐서 폴더블폰 시리즈가 제법 흥행에 성공했다고 판단됩니다.

<앵커> 3분기부터 우리 반도체 업체들의 실적 하락이 본격화되고 있는데, 앞으로 더 안 좋다고요.

<기자> 네. 어제 SK하이닉스 실적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메모리 업황 둔화가 예상보다 더 심회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됩니다.

SK하이닉스는 실적 발표에서 '감산'을 직접적으로 언급하면서 내년 투자 규모를 올해 10조 원의 50% 이상으로 낮추겠다고 공식 선언했습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에서도 공식적인 감산을 언급하지 안을까 관심이었는데요.

삼성전자는 대놓고 감산을 언급하진 않았습니다. 다만 DDR5 등 차세대 D램 등 신규 개발을 지속하겠다고면서 고객사들의 재고 조정 영향이 더 커질 수 있다고만 밝혔습니다.

SK하이닉스의 현재 보유한 현금성 자산이 7조 원 정도에 그치는 반면 삼성전자는 120조 원 넘게 보유 중입니다.

삼성전자도 누적된 재고 소진에 나서겠지만 오늘 발표에서 국내 평택공장과 미국 테일러 공장 생산능력 확대에 집중하겠다고 밝힌 것으로 봐선, 공식적인 투자 축소 등을 언급할 가능성은 낮습니다.

<앵커> 이런 가운데 오늘 삼성전자 이사회에서 이재용 회장 승진을 의결했습니다. 회장 승진 시기는 계속 얘기가 나왔지만 업계 예상 보다 더 빨랐단 것 같습니다.

<기자> 네. 지난주부터 이번 이사회에서 이재용 회장의 승진을 논의할 거라는 전망이 있었지만 다음달로 넘어갈 거라는 게 지배적인 시각이었습니다. 마침 삼성전자 창립일이 11월 1일입니다.

삼성전자로서는 전반적인 사업이 침체됐다고 평가하고 빨리 이재용 회장의 지배력을 안정시키려 했던 것으로 파악됩니다.

실제 오늘 삼성전자 이사회에서는 이 회장의 승진 이유에 대해 책임경영 강화, 경영 안정성 제고, 신속하고 과감한 의사결정 필요 등을 이유로 들었습니다.

이재용 회장은 별도의 취임식이나 취임사 없이 회장 자리에 올랐는데요. 이는 다른 그룹 총수들이 기자회견을 하거나 취임사를 밝힌 것과는 대조되는 것이기도 합니다.

이미 2014년 이건희 회장이 쓰러졌을 때부터 사실상 기업 총수 역할을 맡아 오기도 했죠.

다만 지난 25일 故 이건희 회장 2주기에서 사장단 간담회에서 이재용 회장이 밝힌 포부가 뒤늦게 확인됐는데요.

이 회장은 지금의 삼성전자에 대해 "몇 년간 앞으로 나아가지 못 한 절박한 상황"이라고 진단했습니다. 그러면서 "더 과감하고 도전적으로 나서야 할 때"라며 "세상에 없는 기술에 투자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앵커> 네. 잘 들었습니다.
반토막 난 삼성 반도체 실적…반전 카드는 '이재용 회장'
정재홍기자 jhjeong@wowtv.co.kr
반토막 난 삼성 반도체 실적…반전 카드는 '이재용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