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채·CP금리 또 뛰어…한전 회사채 금리 6% 육박
금융당국이 자금 시장 경색 우려를 조기에 잠재우기 위해 시장 유동성 지원 프로그램을 내놨으나 시장이 아직 안정을 찾지 못하고 있다.

26일 채권시장에서 AA- 등급의 3년 만기 무보증 회사채 금리는 전날보다 0.025%포인트 오른 연 5.553%로 마쳤다.

BBB- 등급 무보증 3년 만기 회사채 금리도 11.404%로 0.022%포인트(p) 올랐다.

91일물 기업어음(CP) 금리는 0.06%포인트 오른 4.51%로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3년 만기 한전채와 1년 만기 산금채 금리도 각각 5.633%, 4.656%로 상승했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채권파트장은 "CP 금리가 2010년 이후 최고치로 뛰었으나 시장에서 정책자금 집행 등 소식이 전해지면서 국채시장은 강세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이날 시장에서 'AAA' 등급의 공사채는 다소 소화하는 양상을 보였으나 불안감은 여전하다.

한국공항공사와 한국도로공사는 입찰에서 모집액을 모두 채워 발행에 성공했으나 높은 금리를 제공했다.

한국전력공사는 2년 만기 회사채 2천억원어치를 발행할 계획이었으나 물량을 다 채우지 못하고 600억원어치를 발행하는 데 그쳤다.

발행 금리는 5.9%로 6%대에 육박한다.

이는 2008년 11월 이후 14년 만에 최고치다.

올해 한전채 발행 물량은 23조4천900억원에 달해 회사채 시장 경색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등급이 높은 한전채와 은행채가 과도하게 발행량을 늘리면서 그나마도 얼마 안 되는 시장 내 수요를 흡수해 다른 기업들의 자금 조달이 더 어려워서다.

채권운용 관계자는 "한전 회사채 발행금리가 6%를 넘지 않도록 하기 위해 5.99% 수준에서 끊은 것으로 안다"며 "한전 입장에선 시장환경에서 최대한 소화하는 게 중요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금리를 너무 낮추면 미달이 생길 수 있고 너무 높게 하면 이자 비용이 높다는 게 부담"이라며 "다음 추가 발행 때 물량을 늘릴텐데 금리는 더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LG유플러스, 한화솔루션 등 우량 기업들도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쓴맛을 본 가운데 통영에코파워 등 일부가 회사채 발행을 준비 중이다.

오는 27일에는 통영에코파워(A+)가 3년 만기 회사채 510억원어치에 대한 수요예측을 한다.

교보증권도 오는 28일 회사채 수요예측에 나선다.

물량은 1년과 1.5년 만기의 회사채 1천500억원에서 수요에 따란 3천억원까지 증액할 계획이다.

윤 파트장은 "시장은 어제부터 최악의 상황에서 벗어나 점차 진정되는 분위기"라며 "다만, 금리는 후행성이 있어 다음 주 초께나 달라진 시장 분위기가 반영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단기자금시장이 좀처럼 반응하지 않으면 경색국면이 장기화할 우려가 있어 투자자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