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허문찬 기자
사진=허문찬 기자
한국디자인진흥원이 주관하는 디자인 분야 국내 최대 전시행사인 ‘디자인코리아’가 출범 20주년을 맞았다. 2003년 국내 최초의 국제 디자인산업박람회로 시작한 디자인코리아는 지난 20년간 최신 디자인 트렌드를 공유하고 한국 디자인의 우수성을 세계에 알리는 장으로서 디자인 산업 발전의 이정표를 제시하는 역할을 해오고 있다.

올해 열리는 ‘디자인코리아 2022’는 ‘메가임팩트 디자인트렌드 2023+’를 주제로 삼았다. 다음달 23일부터 27일까지 닷새간 서울 양재동 aT센터에서 국내외 디자인 트렌드를 확인할 수 있다. 주제 전시, 국제 디자인 콘퍼런스, 잡매칭 프로그램 등 다채로운 방식으로 디자인 산업의 미래를 전망하고, 비즈니스 생태계를 연결한다. 디자인진흥원은 국내에서 유일한 디자인 진흥 국가기관으로 디자인을 통한 산업 발전과 국격 향상에 힘쓰고 있다. 윤상흠 디자인진흥원장은 “디자인코리아는 한국을 대표하는 디자인 비즈니스 플랫폼이자 K디자인 홍보 플랫폼으로 세계를 향해 나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1000개 기업 3000개 상품 모인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주최하고 한국디자인진흥원이 주관하는 디자인코리아는 아시아를 대표하는 디자인 전시회다. 매년 국내외 기업 수백 곳의 최신 디자인 제품을 전시하고, 수만 명의 관람객이 행사 현장에 방문하고 있다. 올해는 역대 최대인 1000여 개 기업이 참여해 3000여 개 상품 및 관련 콘텐츠를 소개한다.

‘디자인코리아 2022’ 주제 전시는 사회경제와 관련된 디자인 트렌드 기획전이다. 공신력 있는 트렌드 연구소들과의 협업을 통해 디자인과 사회문화, 산업과 기술 등을 총망라해 전시할 예정이다. 라이프스타일, 기술, 컬러, 디자인 트렌드 등 4개 소주제로 나눠 미래 디자인 생태계의 모습을 살펴본다. 메가임팩트 디자인트렌드 2023+를 주제로 국내외 트렌드를 주도하는 각 분야의 연사들이 강연에 나설 예정이다.

트렌드 교과서로 불리는 ‘트렌드 코리아’ 시리즈를 발간하는 서울대 소비트렌드 분석센터를 비롯해 트렌드헌터,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 팬톤, WGSN+컬러 등 공신력 있는 국내외 연구소 및 기업들과 손잡은 만큼 미래에 대응할 수 있는 유용한 디자인 트렌드 정보를 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기술트렌드 존에서는 현대자동차의 ‘프로페시’를 비롯해 서연이화의 미래 항공 ‘SF22’ 등 다양한 모빌리티 디자인이 전시될 예정이다. 자율주행, 가상·증강현실(VR·AR), 로봇, 드론 등 4차 산업혁명과 연동된 기술 트렌드가 어떻게 우리의 삶을 변화시킬지 살펴볼 수 있다. 컬러트렌드 존에선 팬톤과 함께 글로벌 트렌드 분석기업 WGSN이 발표한 ‘2023 컬러트렌드’를 선보일 예정이다. 팬톤이 선정한 컬러 트렌드는 패션, 뷰티, 미디어, 엔터테인먼트 산업까지 여러 분야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디자인트렌드 존은 미래 디자인의 새로운 역할을 보여줄 예정이다. 싸이더스 스튜디오 엑스의 버추얼 인플루언서 ‘오로지’ 등이 등장한다. 라이프스타일 존에서는 삼성전자 비스포크 시리즈와 LG 올레드 오브제컬렉션 등이 전시된다.

디자인진흥원 관계자는 “디자인코리아는 디자인 전문기업과 활용기업, 청년 디자이너, 또 이들과 비즈니스 매칭이 필요한 일반기업을 위한 온·오프라인 하이브리드 박람회”라며 “디자인 공급자와 수요자 사이 네트워크를 구축할 수 있는 최적의 행사”라고 설명했다. 이어 “산업지형의 변화와 엔데믹으로 인한 경제적 불안을 극복하고, 디자인 공급과 수요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비즈니스 매칭 프로그램을 더욱 강화할 예정”이라고 했다.

디자인 전문기업 및 활용기업을 대상으로 바이어 매칭 및 투자 유치 등 비즈니스 활동을 지원하기 위한 기업 간 거래(B2B) 매칭 플랫폼을 온·오프라인으로 운영한다. 디자인 전문회사와 스타트업, 청년 디자이너 등이 플랫폼에 참여한다. 또 디자인대 졸업 예정자와 미취업 디자이너의 취업활동 지원을 위한 쇼케이스 전시와 피칭 등도 진행될 예정이다.

현장 투입할 ‘디자인 인력’ 키운다

디자인진흥원은 그동안 디자인 기업 발굴 및 지원은 물론 제조 기업의 디자인 인프라 구축 지원, 디자인 권리 보호, 정책 연구, 문화 확산 등 한국 디자인 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국내 제조업 현장의 혁신을 위해 전국 산업단지에 디자인 주도 제조혁신센터를 세우고 신상품 개발과 제품 디자인 고급화 등을 지원하고 있다. 또 서비스 디자인을 활용해 제조업 현장에서 개선이 필요하거나 더 나은 경험을 줄 수 있는 부분을 찾아내 현장을 바꿔나가고 있다.

디자인진흥원은 우리 산업의 경쟁력을 주도할 디자이너를 배출하기 위해 다양한 현장 맞춤형 교육과 실무 경험도 제공하고 있다. 디자인진흥원 관계자는 “현장에 가보면 많은 기업이 산업 현장과 학업 간 괴리, 즉 미스매치 현상에 대해 고충을 토로한다”며 “매년 2만여 명의 디자인 전공자가 배출되지만 정작 산업 현장에 투입할 인력은 부족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세계 일류 디자이너 양성사업(코리아디자인멤버십플러스·KDM+)은 디자인진흥원에서 운영하는 디자인 멤버십 프로그램으로 전국의 우수한 학생을 선발해 실무형 디자인 인재를 양성하고 있다. 현장에 바로 투입 가능한 산업·기업 맞춤형 우수 실무 디자이너를 신속히 양성하고 공급하는 게 목표다.

디자인 관련 학부 2학년 이상의 재학생을 대상으로 디자인 역량 강화 교육, 분야별 전문가 멘토링, 국내외 기업 연계 산·학 프로젝트 등을 지원한다. 지난해엔 국내외 글로벌 23개 기업과 28건의 산학 프로젝트를 운영했다. 77건의 시제품 개발, 60건의 지식재산권 출원 등의 성과를 냈다. KDM+에 참여한 학생이 BMW 독일 본사, LG생활건강 등에 정규직으로 입사하기도 했다.

참여 학생이 디자인한 결과물은 실제 LG생활건강 화장품 용기로 출시됐다. 학생들과 넥센타이어가 함께 디자인한 ‘미래 콘셉트 타이어’는 영국 가젯쇼에 소개되기도 했다. 디자인진흥원 관계자는 “KDM+를 통해 학생들은 실무 디자인 프로세스를 경험하면서 현장에서 요구하는 역량을 키우고, 기업은 우수 인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