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투자금융그룹이 SK온이 추진 중인 최대 2조원 규모 상장전지분투자(프리IPO)에 개인투자자를 참여시키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한국투자금융지주와 계열사들도 자기 자본을 투자한다는 방침이지만, 국내외 주요 기관투자가가 난색을 나타내고 있는 투자 상품을 개인들에게 판매하는 것에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19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금융그룹은 SK온의 프리IPO에 그룹 차원에서 약 5000억원을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지주사 및 계열사의 자기자본으로 약 3000억원을, 개인고객들과 별도 블라인드 펀드 등으로부터 최대 2000억원을 조달한다는 계획이다. 한국투자증권 및 주요 증권사의 일부 프라이빗뱅커(PB)들에게 리테일 판매 방침이 전달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투자금융 측은 “리테일 판매는 검토 중인 사안으로 확정된 건 아니다”는 입장이다.

SK온의 프리IPO 거래에 개인투자자 참여까지 거론되는 이유는 기관의 투자를 유치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투자프라이빗에쿼티(PE)는 이스트브릿지파트너스, 스텔라인베스트먼트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약 1조원의 자금을 끌어오기로 했다. 하지만 당초 5000억원 출자를 검토하던 MG새마을금고가 투자 불가 방침을 정하면서 자금 모집에 난항을 겪어왔다. 이에 한국투자금융그룹은 별도 펀드를 조성해 50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SK온에 크게 베팅하는 셈이다.

문제는 개인투자자다. 시장에서는 배터리 분야 글로벌 업체로 떠오른 SK온에 개인들도 초기 투자할 기회가 열렸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도 있다. 투자자 안전 장치도 마련됐다. 2026년까지 상장에 성공하지 못하면 연간 복리 수익률 7.5%를 붙여 지분을 되사주고, 이마저 성사되지 않으면 투자자들이 SK온 경영권 지분을 제3자에게 통으로 매각할 수 있는 안전장치(Call & Drag)가 제시됐다. 하지만 글로벌 사모펀드(PEF)들과 기관들이 투자에 선뜻 나서지 못한 자산을 개인에게 떠넘기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SK온은 지난해 말부터 글로벌 PEF를 대상으로 3조원대 자금 유치에 나섰지만 흥행에 실패했다.

차준호/서형교 기자 cha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