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맹국들과 시장개방 위한 협력 강화해야"
‘글로벌인재포럼 2022’ 첫날(11월 2일) 열리는 기조 세션 ‘탈세계화와 신냉전’에서는 세계적인 석학과 통상 전문가들이 참석해 혼돈의 시대 한국의 생존전략을 놓고 머리를 맞댄다.

박태호 광장 국제통상연구원장(전 통상교섭본부장)이 세션 좌장을 맡고, 더글러스 어윈 미국 다트머스대 경제학과 교수와 이근 서울대 경제학부 석좌교수가 발표자로 나선다.

미 싱크탱크 헤리티지재단에서 3년간 연구위원으로 활동한 최중경 한미협회장(전 지식경제부 장관)과 조제 마누엘 바호주 골드만삭스 인터내셔널 회장(전 유럽연합 집행위원장)이 토론자로 참여한다.

통상 분야의 세계적 석학인 어윈 교수는 무역정책 및 세계 교역사(史) 권위자다. 백악관 경제자문위원 출신인 그는 지난 11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세계 경제질서에 미친 영향은 한마디로 ‘파괴적’이라고 했다. 반도체 자동차 광물 에너지 식량 등 산업군을 막론하고 자국우선주의가 두드러지는 상황에서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보호주의도 날이 갈수록 강화하는 추세다.

어윈 교수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무역전쟁으로 미국의 리더십이 위태로워진 이후 중국의 미국 정치 개입 시도, 서방 국가의 러시아 제재 등으로 국제질서는 조각났다”며 “지금의 탈세계화 및 보호주의는 미·중 관계 악화로 인한 정치적 현상”이라고 말했다. 그는 정치적 긴장관계가 해소되지 않는 한 21세기 초반처럼 통합된 세계 경제질서를 되찾기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어윈 교수는 “현재 국제 통상질서는 혼돈 그 자체지만 자유무역이 가져다주는 경제적·정치적 이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며 “정책당국자들은 동맹국과 함께 시장 개방에 협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각국 기업은 유연한 자세로 여러 공급망을 확보해야 한다”며 “한국 기업들은 (이런 혼돈기에도) 예외적으로 수출처를 다양화하고 외국인 투자를 활용해 미국과 유럽 시장에서도 성과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자국중심주의를 해소하기 위해선 미국이 제 역할을 해내야 하며 그 어떤 국가도 홀로서기는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어윈 교수는 “시장 지향적인 민주주의를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미국의 리더십은 필수”라며 “비록 약해진 형태더라도 세계화는 항상 우리와 같이 갈 것”이라고 말했다.

남정민 기자 peux@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