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노사가 퇴직자 신차 구입 때 평생 할인해주는 혜택을 75세까지로 축소하는 대신 역대급 금전 지원을 하기로 합의했다.

기아 노사는 13일 열린 제14차 본교섭에서 임금 및 단체협약 2차 안에 잠정 합의했다. 기아는 25년 이상 근무해 ‘평생 사원증’을 보유한 퇴직자에게 평생 2년 주기로 신차를 30% 할인해주는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1차 합의 때 노사는 할인 혜택 기간을 75세까지로 제한하는 한편 할인 주기는 3년으로 늘리고, 할인율은 25% 낮추기로 했다가 조합원들의 반발을 샀다.

노조가 파업 카드까지 꺼냈지만 2차 합의에서도 이 조항은 유지하기로 했다. 퇴직자에 대한 과도한 복지라는 지적이 잇따르자 노조가 물러섰다. 회사는 대신 금전 지원 규모를 더 늘리기로 했다. 1차 합의안에서 이미 역대 최고 수준으로 임금을 올리기로 했음에도 추가 지원을 하기로 한 것이다.

2차 합의안에서 여름 휴가비는 30만원에서 80만원으로 인상됐다. 주택 구입자금 대출 지원금은 6000만원에서 1억원으로, 전세 대출금은 3000만원에서 5000만원으로 늘어났다. 평생 사원증을 보유한 퇴직자는 2025년부터 전기차도 25% 할인된 가격에 구입할 수 있다. 노조는 교섭안을 두고 오는 18일 조합원 투표를 할 예정이다.

김형규/김일규 기자 k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