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은행 예금 금리가 곧 연 5% 시대를 맞이할 전망이다. 기준금리 연 3% 시대가 열리면서 은행들도 예적금 수신금리를 잇따라 올리면서다. 한국은행이 금리 인상 기조를 지속하겠다고 밝힌 만큼 금융권의 예적금 금리 인상 행진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13일 은행권에 따르면 시중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 최고금리가 연 5.2%까지 오른다. 5000만원을 1년 예치한다고 했을때 단순 계산하면 세전 이자만 260만원이 들어온다는 얘기다. 여기에 이자과세(15.4%)를 떼면 만기에 약 5220만원을 손에 쥘 수 있다.

신한은행은 14일부터 예적금 39종에 대해 수신상품 기본금리를 최고 0.8%포인트(p) 인상한다고 밝혔다. 상품별 가입기간에 따라 거치식 예금은 최고 0.8%p, 적립식 예금은 최고 0.7%p 인상된다.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이번 인상으로 신한은행 대표 적금인 '신한 알.쏠 적금' 12개월제는 0.5%p 인상돼 최고 연 4.45%가 적용되며 첫 거래 고객을 위한 '신한, 안녕 반가워 적금'은 최대 연 5.2%, 그룹사 고객 우대 상품인 '신한 플러스 포인트 적금'은 최고 연 5.0%가 된다.

또한 신한은행의 친환경 실천을 위한 ESG 상품인 '아름다운 용기적금'은 0.6%p를 인상해 최고 연 4.6%가 적용되며 소상공인 우대 대표상품인 '신한 가맹점 스윙적금'은 0.7%p를 인상해 최고 연 4.5%가 된다.

정기예금은 대표 상품인 'S드림 정기예금' 12개월제의 기본금리가 0.6%p가 인상되고 은퇴고객 대상 '미래설계 크레바스 연금예금'의 기본금리는 기간별 0.6%p~0.8%p 인상된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한국은행의 빅스텝(0.5%p 인상)과 시장금리의 지속적인 상승 속에 안전자산을 선호하는 고객 수요에 맞춰 이번 기본금리 인상을 결정했다"며 "앞으로도 기준금리와 시장금리 상승에 발맞춘 신속한 금리 인상으로 고객에게 실질적인 혜택을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우리은행은 이날부터 19개의 정기예금과 27개의 적금 금리를 최대 1%포인트 인상한다. 예금 상품은 비대면 전용 ‘우리 첫거래 우대 정기예금’의 금리를 최고 연 3.8%에서 연 4.8%로 1%포인트 상향 조정한다. 다른 정기예금 상품의 금리는 0.3~0.5%포인트 올린다.

적금의 경우 '우리 페이 적금', '우리 Magic 적금 by 롯데카드'의 금리를 1%포인트 높이고 이외에 대부분 적금상품 금리를 0.3~0.8%포인트 인상한다. NH농협은행은 14일부터 거치식 예금 금리를 0.5%포인트, 적립식예금 금리를 0.5~0.7%포인트 올릴 예정이다.

전일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는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재 연 2.5%에서 3%로 0.5%포인트 인상했다. 2012년 10월 이후 10년 만에 기준금리가 3%대로 올라선 것이다. 또 지난 4·5·7·8월에 이어 다섯 차례 연속 기준금리를 올린 것은 72년 한은 역사상 처음이다.

금통위는 회의 직후 "물가 상승 압력이 높아 정책 대응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당분간 금리인상 기조를 이어나갈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기준금리 최종 상단으로 3.5%를 전망하는 시장의 의견에 대해 합리적"이라는 견해를 드러내기도 했다.

기준금리가 당분간 오를 것으로 전망되면서 은행들의 수신금리 인상 행렬이 지속될 전망이다. 8월부터 시작한 은행권 예대금리차 공시도 은행 수신금리를 올릴 유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여기에 부동산, 주식시장 침체 속에 시중 자금이 안전자산인 예적금으로 몰리는 '역머니무브' 현상이 빨라지면서, 은행들의 자금 유치 경쟁도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한편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9월 말 정기예금 잔액은 760조5044억원에 이른다. 전월보다 30조6838억원 늘어난 수준으로, 지난해 말과 비교했을 땐 100조원 가까이 몰렸다.

채선희 한경닷컴 기자 csun0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