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엔 취업자 증가폭 9분의 1토막 날 것"…고용훈풍 '확' 꺾인다 [정의진의 경제현미경]

11일 국회 예산정책처에 따르면 내년 연간 취업자 수는 올해보다 8만6000명 증가할 전망이다. 올해 연간 취업자 증가폭 추정치 79만5000명과 비교하면 9분의 1 수준(10.8%)이다. 기획재정부가 지난 6월 '새정부 경제정책방향'을 통해 제시한 내년도 취업자 증가 전망치(15만명)에 비해서도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세계 각국의 긴축적 통화정책으로 인해 경기 침체 우려가 점증하고 있는데도 올해 고용시장이 호조세를 보이는 이유는 코로나19 회복에 따른 결과로 분석된다. 예정처는 "(경제)위기 시점에 성장한 산업과 위기로 침체된 후에 회복된 산업에서의 노동수요가 겹치면서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둔화되지만 고용은 확대되는 현상이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로 인해 보건·복지 분야에서의 일자리와 배달기사와 같은 비대면·디지털 전환 관련 업종에서 일자리가 크게 늘어난 가운데 2020년 이후 위축됐던 대면서비스업 일자리가 방역조치 완화로 인해 증가 전환했다는 것이다.

경제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취업자 수가 일시적으로 크게 반등했다가 침체되는 현상은 과거 위기에서도 관찰할 수 있는 현상이다. 예정처는 "1998년 외환위기와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에도 취업자 수는 위기 1년 뒤(1999년, 2010년)보다 2년 후(2000년, 2011년)에 더 크게 증가했다"며 "올해의 급격한 취업자 수 증가도 '2년 후의 패턴'이 나타나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했다.

정의진 기자 justj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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