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광주 양동복개상가에서 LS전선 작업자들이 IoT(사물인터넷)가 적용된 케이블 원격관리시스템을 설치하고 있다. LS 제공
전남 광주 양동복개상가에서 LS전선 작업자들이 IoT(사물인터넷)가 적용된 케이블 원격관리시스템을 설치하고 있다. LS 제공
2023년은 LS그룹에 특별한 해다. LS그룹이 LG그룹으로부터 분리된 지 꼭 20주년이 되는 해이기 때문이다. LS그룹은 20주년을 앞두고 올해 초 취임한 구자은 LS그룹 회장의 진두지휘 아래 ‘제2의 도약’을 위한 기반을 다졌다. 그룹 주력인 전기·전자 및 소재, 에너지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탄소중립으로 인한 ‘전기화 시대(Electrification)’에 걸맞은 신재생에너지와 전기차 분야 등 새로운 사업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미래 사업 위해 투자 확대


㈜LS는 지난 9월 전기동(銅)을 주요 자재로 다루는 LS MNM(LS니꼬동제련 전신)의 2대 주주인 JKJS가 보유한 49.9% 지분을 전량 사들여 23년 만에 100% 자회사로 다시 편입했다. 계열사 간 시너지를 확대하고, 회사의 기업가치와 주주가치를 제고하기 위한 결정이다.

LS전선은 동해 소재 국내 최초의 해저 케이블 공장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매년 급성장하고 있는 국내외 해상풍력사업을 선제적으로 준비하기 위해서다. 2008년부터 지금까지 회사가 이 공장에 투자한 금액은 5500억원에 달한다. LS전선이 2020년 미국과 네덜란드, 바레인 등에서 대형 프로젝트 수주에 성공한 배경이다. 같은 해 11월엔 해상풍력발전사업 시장 1위 업체인 덴마크 오스테드와 장기 공급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LS일렉트릭은 7월 중국에 이어 멕시코 두랑고에 두 번째 전기차 부품 생산 공장을 구축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전기차 부품 자회사인 LS이모빌리티솔루션을 통해 북미 전기차 시장 공략에 나서겠다는 포부다. 이 회사는 2023년까지 연면적 3만5000㎡ 규모 생산 공장을 구축하고 2024년부터 EV릴레이, 배터리 디스커넥트 유닛(BDU) 등 전기차 핵심 부품 양산 체계를 갖출 계획이다. 멕시코 공장 준공을 통해 2030년엔 EV릴레이 900만 대, BDU 200만 대의 생산 능력을 갖추는 게 목표다.

○합작법인도 잇따라 설립

LS엠트론은 6월 국내 작업기 생산업체인 웅진기계와 트랙터 작업기 생산 합작투자 계약을 체결했다. 합작법인(JV) ‘랜드솔루션’은 김제 자유무역지역에 연 2만 대 생산 능력을 갖춘 작업기 생산 공장을 구축할 방침이다. 이곳에선 로더(적재용 작업기), 백호(굴착용 작업기) 등이 생산될 예정이다. 회사 측은 “내년 1분기 제품 양산이 목표”라며 “국내는 물론 LS엠트론의 주력 시장인 북미에도 수출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친환경 에너지기업 E1은 수소와 신재생에너지, 전기차 충전 등 에너지 시장 변화에 따른 신사업 확장에 적극적이다. E1은 4월 모빌리티 플랫폼 휴맥스모빌리티와 5월 에너지저장장치(ESS) 업체인 스탠다드에너지와 각각 ‘전기차 충전 사업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E1은 휴맥스모빌리티와 전기차 충전 인프라 구축 확대를 위한 JV 설립을 추진, 미래형 스마트 모빌리티 허브를 공동 개발할 계획이다. 스탠다드에너지와의 제휴를 통해선 ESS를 연계한 초급속 전기차 충전 시설을 구축하기로 했다.

○ESG 경영도 적극 실천

구 회장은 기업과 사회가 함께 성장하고 발전할 수 있도록 계열사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강조하고 있다. LS그룹 관계자는 “ESG를 단순히 리스크 관리 차원이 아니라 향후 도래할 친환경 시대에 맞춰 LS만의 차별화된 사업 기회라는 인식을 바탕으로 전략을 수립하고 실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구자은 회장
구자은 회장
LS일렉트릭은 8월 의왕시 등 4개 기관과 함께 백운호수 공원을 탄소중립 공원으로 조성하겠다는 내용의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전기에너지 자급자족이 가능한 마이크로그리드를 구축해 온실가스 감축에 기여하겠다는 구상이다.

LS전선은 8월 산업단지 내 케이블의 정전과 화재 등을 예방할 수 있는 케이블 원격관리시스템 ‘아이체크’를 출시했다. LS MNM은 지난해 말 동광석 채굴부터 판매에 이르기까지 모든 과정에서 환경과 인권을 보호하고 지역 상생과 윤리경영 등을 준수한 기업에 수여하는 ‘카퍼마크’ 인증을 아시아 기업 최초로 받았다.

LS 관계자는 “올해 구 회장 체제로 새롭게 출발하는 LS는 전 세계적 에너지 대전환 시대에 기존 강점을 지닌 전기·전력 인프라와 에너지 솔루션을 바탕으로 그룹의 제2 도약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그룹의 경영철학인 LS 파트너십으로 임직원 모두가 합심해 ESG 경영과 고객 및 주주 가치 제고에 더욱 박차를 가하겠다”고 말했다.

배성수 기자 baeb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