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국내 보험사가 보유 중인 휴면보험금 규모가 8293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6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7월 말 기준 국내 보험사가 보유하고 있는 휴면보험금 규모는 8293억원으로 집계됐다. 업권별 휴면보험금 규모는 생명보험 6054억원, 손해보험 2239억원으로 나타났다.

회사별 휴면보험금 규모를 살펴보면 생명보험업권에서 삼성생명이 1550억원으로 가장 컸다. 이어 한화생명 794억원, NH농협생명 610억원 순이었다. 손해보험업권에서는 삼성화재 289억원, 한화손해보험 285억원, 현대해상 284억원 등이었다.

전체 휴면보험금 중 권리자가 정상적으로 찾을 수 있는 보험금은 5903억원(71.2%)에 달했다. 휴면보험금을 찾지 않은 사유를 살펴보면 보유 사실을 인지하지 못해 받지 못한 휴면 보험금이 5889억원(71.0%)으로 가장 많았다. 공동명의 계좌이거나, 임원단체명의 계좌인 탓에 잊힌 휴면보험금은 각각 9억원(0.1%), 5억원(0.06%)으로 집계됐다. 정상적인 지급이 불가능한 휴면보험금은 전체의 29.2%를 차지했다.

국내 보험사들은 현재 휴면보험금 중 일부를 연 1회 서민금융진흥원에 출연하고 있으나, 출연금 규모는 637억원(7.7%)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보험사가 보유 중인 휴면보험금 규모는 매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연도별 휴면보험금은 △2017년 말 4945억원 △2018년 말 4827억원 △2019년 말 5937억원 △2020년 말 6497억원 △2021년 말 7279억원 △2022년 7월 말 8293억원으로 집계됐다.

강 의원은 보험사들이 휴면보험금을 기타 자금과 구분하지 않고 운용하고 있어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권리자가 있는 수천억원의 휴면보험금을 보험사들이 보유하면서도 투명하게 관리하지 않고 예금·자산운용 등으로 이익을 늘리는 데 활용하고 있어 관리 감독의 사각지대에 있다는 게 강 의원의 지적이다.

강 의원은 "보험사들이 휴면보험금을 별도의 계정으로 관리하지 않은 채 여러 경로로 수익을 올리고 있는 실태를 금감원이 점검해야 한다"며 "금융위원회는 보험사들이 휴면보험금을 통한 자산운용을 할 경우 이를 별도의 계정을 두어 관리하도록 하고 그 이자를 권리자에 돌려주거나 서민금융진흥원에 전액 출연하도록 법·규정 개정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수현 한경닷컴 기자 ksoo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