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2019년 67명이 2만3천800여건 출원…1인당 355건
구자근 "펭수·덮죽…악의적 상표 선점 행위 심각"
타인의 상호나 브랜드를 미리 선점해 합의금을 요구하는 등의 악의적 상표 선점 행위가 심각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구자근 의원이 5일 특허청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이런 악의적 상표 선점 등록 건수가 연평균 89건이었다.

2015∼2019년 악의적 상표 선점 행위 의심자 67명이 출원한 상표가 2만3천802건으로, 1인당 355건에 달했다.

EBS는 유튜브 채널 자이언트 펭TV의 마스코트 캐릭터인 펭수가 인기를 끌자 펭수라는 명칭에 대해 2019년 11월 20일 상표 출원을 했다.

하지만 1주일 앞선 같은 해 11월 13일 제3자가 펭수와 자이언트펭이라는 명칭으로 인터넷 방송업, 문구, 완구류에 대한 상표를 출원했다.

이후 분쟁화 조짐이 보이자 제3자는 상표권 취하 의사를 전달했다.

2020년에는 가수 영탁의 이름으로 '영탁', '영탁막걸리', '영탁주', '영탁의 막걸리 한잔' 등 상표가 서로 다른 제3자들에 의해 출원됐다.

2020년 10월 초 서울에서 '덮죽덮죽'이라는 프랜차이즈가 등장하자 앞서 방송된 TV 예능 '골목식당'에 출연한 덮죽집을 모방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다른 제3의 업체도 프랜차이즈에 피해를 봤는데, 이후 프랜차이즈 대표의 공식 사과와 '덮죽집' 상표 포기로 사건은 일단락됐다.

지난해 5월에는 가수 방탄소년단의 팬덤 '아미'가 네일업체에 의해 상표 출원된 '보라해'를 두고 특허청에 취소 민원을 제기했다.

보라해는 2016년 방탄소년단 멤버 중 하나가 만든 것으로, 상징적인 유행어로 쓰고 있었다.

결국 네일업체가 방탄소년단의 팬들에게 사과하며 상표 출원을 포기했다.

구 의원은 "특허청은 악의적 상표 선점 행위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심사를 강화하고, 상표권자를 보호할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