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은행 정기예금 금리가 저축은행 금리와 비슷해졌다. 5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8월 은행의 신규 취급액 기준 1년 만기 정기예금 평균 금리는 연 3.36%로 저축은행(연 3.58%)보다 불과 0.22%포인트 낮다.

은행 정기예금 최고 금리는 연 4%를 웃돈다. 신한은행 ‘쏠편한 정기예금’ 금리는 연 4.5%에 달한다. 우리은행도 모바일 앱 개인 고객에게 1년 정기예금 금리로 연 4.5%를 적용하고 있다. 국민은행도 모바일 앱에서 연 4.2%(6개월) 특판 예금을 판매 중이다.

저축은행은 대신 하루만 맡겨도 고금리를 주는 ‘파킹통장’ 금리를 끌어올려 대기성 자금을 흡수하고 있다. 웰컴저축은행은 수시입출식 ‘웰컴직장인사랑 보통예금’에 예치금 5000만원까지 연 3.5%를 적용한다. OK저축은행도 ‘OK 비대면 보통예금’에 대해 1억원까지 우대조건 없이 연 3.3%를 지급한다.

저축은행은 은행 예금금리 인상 속도를 따라잡기 어려운 이유로 민간 중금리 대출 기준을 꼽는다. 금융당국은 중금리 사업자 대출 때 저축은행에 영업구역 내 대출액의 130%로 가중 반영하는 등의 인센티브를 제공한다. 당국은 민간 중금리대출 기준을 연 19%에서 연 16%로 낮췄다. 이 때문에 저축은행들은 대부분 대출액을 민간 중금리대출 기준 이하 수준 금리로 내주고 있다. 하지만 기준금리가 오르자 중금리대출 기준이 족쇄로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대출금리는 올리지 못하는데 예금금리만 올리면 수익성은 물론 건전성도 나빠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