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마크 여왕, 손주 왕족 지위 박탈 논란에 "결정 불변"
왕세자가 아닌 차남의 자녀 4명의 왕족 지위를 박탈한 덴마크 여왕이 논란에 유감을 표명하면서도 이를 철회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4일(현지시간) CNN 방송에 따르면 마르그레테 2세 덴마크 여왕은 전날 성명에서 "왕실의 모습을 시대에 맞춰 유지하는 것은 여왕으로서 나의 임무"라며 "이는 곧 어려운 결정을 내려야 한다는 말과 같다"고 말했다.

마르그레테 여왕은 자신이 여왕으로서 손주 4명의 왕족 지위를 박탈했다면서도 "어머니이자 할머니로서의 나는 이 일이 아들의 가족에게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칠지에 대해서는 깊게 생각하지 않았다"고 고백했다.

여왕은 차남의 가족을 배려하지 못해 미안하다며 "내 아들과 며느리, 손주는 내게 큰 기쁨이자 자랑이다. 우리 가족이 이 상황을 잘 이겨내고 평화를 찾을 수 있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마르그레테 여왕은 지난달 29일 손주 8명 중 4명에게서 왕자·공주 지위를 박탈했다.

차남 요아킴 왕자가 두 번의 결혼을 통해 얻은 자녀인 이들은 내년 1월 1일부터는 백작 지위만 유지하게 되며 왕실 존칭도 사용하지 못한다.

장남 프레데릭 왕세자의 자녀 4명의 왕족 지위는 그대로 유지된다.

당시 마르그레테 여왕은 손주 4명이 더 평범한 삶을 살도록 하고 왕족 규모를 줄이는 기타 유럽 왕실의 추세에 따르기 위해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여왕은 "왕족의 책임과 의무는 앞으로 더 적은 수의 왕족에 의해 이행될 것"이라고도 설명했다.

이 같은 조치에 손주 4명의 친모 중 한 명은 "충격을 받았다"며 "이는 갑자기 생긴 일이다. 아이들은 거부당하는 기분을 느끼고, 왜 지위가 박탈됐는지 이해하지 못할 것"이라고 서운함을 토로한 바 있다.

왕실 현대화를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는 마르그레테 여왕은 영국 엘리자베스 여왕 서거 이후 유럽 최장수 군주가 됐다.

82세인 그는 1972년 1월 왕위에 올라 올해 즉위 50주년을 맞았다.


조시형기자 jsh1990@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