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서울 광장동 그랜드워커힐호텔에서 열린 ‘글로벌인재포럼 2021’ 행사에서 참석자들이 강연을 듣고 있다. 올해 포럼은 오는 11월 2~3일 같은 장소에서 ‘The Next: 대전환 시대의 인재’라는 주제로 열린다.  한경DB
지난해 서울 광장동 그랜드워커힐호텔에서 열린 ‘글로벌인재포럼 2021’ 행사에서 참석자들이 강연을 듣고 있다. 올해 포럼은 오는 11월 2~3일 같은 장소에서 ‘The Next: 대전환 시대의 인재’라는 주제로 열린다. 한경DB
세계 각국은 반도체,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메타버스 등 미래 첨단산업을 주도하기 위해 치열한 인재 확보 전쟁을 벌이고 있다. 윤석열 정부가 지난 8월 디지털 인재 100만 명을 양성한다는 계획을 내놓은 것도 이런 글로벌 흐름에 발맞춘 것이다. 오는 11월 2~3일 서울 광장동 그랜드워커힐호텔에서 열리는 ‘글로벌인재포럼 2022’에서는 세계적인 교육 전문가들이 모여 ‘대전환 시대의 인재’란 어떤 유형이며, 어떻게 양성할지 논의할 예정이다.
디지털 대전환 속도 내는 대학들
'빅블러' 시대 융합 인재…서울대 데이터사이언스 과정 절반 문과생
서울대 데이터사이언스대학원은 재학생 절반이 문과 출신이다. 방대한 데이터의 바다에서 의미를 뽑아내기 위해 통계학, 프로그래밍, 인공지능 알고리즘과 같은 도구를 활용하기 때문에 ‘이과생 밭’이겠거니 생각할 수 있다. 실상은 완전히 다르다. 역사, 지리, 경영, 언어 등 자신의 전공 분야에 빅데이터 분석을 접합해 연구하려는 문과생들이 이 대학원의 문을 두드린다.

서울대뿐만이 아니다. 빠르게 변화하는 사회·산업 구조와 맞지 않는 전근대적 대학 구조를 타파하려는 움직임이 세계 각국 대학에서 활발하다. 서강대는 올해 국내 최초로 메타버스전문대학원과 기업체 수요 기반의 인공지능(AI)대학원 과정을 개설했다. KAIST도 데이터사이언스대학원을 신설해 2023학년도 신입생을 모집했고, 일본 도쿄대는 중·고교생과 사회인의 재교육을 돕는 메타버스공학부를 만들었다.

디지털 시대에 대학의 역할이 어떻게 바뀌어야 하는지 알고 싶다면 ‘디지털 대전환 시대의 대학교육 방향’(11월 2일 오전 9시40분) 세션을 주목할 만하다. 후지이 데루오 도쿄대 총장과 오세정 서울대 총장이 디지털 시대에 대학이 어떻게 인재를 키워내야 하는지 논의한다.

지역 소멸은 대학이 처한 가장 큰 위기다. 학령인구 급감으로 지역 대학들은 신입생을 충원하지 못하고 있다. ‘대학과 지역 성장의 선순환 구조’(11월 2일 오전 11시) 세션에선 김헌영 강원대 총장이 좌장으로 나서 지역 대학과 지방자치단체, 지역 기업의 상생법을 논의한다. ‘지역 기반 미래 인재 양성’(11월 3일 오후 4시) 세션에선 지역에서 배출한 인재가 그 지역에서 일자리를 찾고 정착하는 방안을 고민한다.
경계 없는 ‘빅블러’ 시대…새로운 인재상
커피전문점 스타벅스는 지난해 하나금융과 KB금융, 우리금융 등 국내 대표 금융회사 수장들이 꼽은 ‘가장 신경 쓰이는 경쟁자’다. 스타벅스코리아가 전용 앱과 선불카드로 확보한 현금은 3402억원. 토스, 네이버파이낸셜의 보유액보다 많다. 유통분야 전통 기업인 스타벅스가 정보기술(IT)을 이용해 금융기업이 된 것이다.

스타벅스는 모든 경계가 희미해지는 ‘빅블러(Big Blur)’ 시대를 상징한다. 업종 간 구분, 온·오프라인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시대다. 이런 변화에 발맞춰 산업계가 요구하는 인재상도 달라지고 있다. 칸막이를 치고 한 학문만 파는 사람이 아니라, 다양한 분야의 지식을 융합적으로 활용하는 ‘노마드(nomad)형 인재’가 요구된다.

‘[X+SW·AI] 빅블러 시대의 인재’(11월 3일 오후 2시) 세션에선 신종호 서울대 교육학과 교수가 좌장으로 나와 우리 사회가 필요로 하는 인재상을 재정립한다. 자신의 전공지식(X)에 소프트웨어와 인공지능을 적용할 수 있는 인재를 기르기 위해 교육이 어떻게 바뀌어야 하는지도 논한다. ‘창의적 인재 교육’(11월 2일 오후 2시) 세션에는 한국인 최초로 수학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필즈상을 받은 허준이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의 부친인 허명회 고려대 통계학과 명예교수가 발표자로 나선다.
미래의 학교는 어떤 모습일까
코로나19는 학교에서도 전례 없는 대규모 실험을 가능하게 했다. 비대면 수업부터 메타버스 교실까지, 코로나19가 없었다면 도입에만 수십 년 걸렸을 일들이 1~2년 만에 모든 학교에서 단번에 시행됐다.

비대면 교육을 경험한 학교 현장에선 학교라는 물리적 공간이 교육의 필수조건은 아닐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학생들이 사회성을 배우기 위해 여전히 학교가 존재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배움터 혁신과 사회적 연결고리’(11일 3일 오후 4시) 세션에선 김광현 서울대 건축학과 명예교수가 미래 학교의 모습을 이야기한다. 배상훈 성균관대 교육학과 교수는 ‘교육 거버넌스 재설계’(11월 3일 오전 9시 20분) 세션에서 전통적 교육기관의 독점체제가 끝난 뒤를 대비할 ‘생각거리’를 던져준다.

최예린/최만수 기자 rambut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