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들은 바이어 발굴부터 계약 체결, 현지 마케팅까지 내수보다 몇 배는 까다로운 사업 환경 탓에 해외 진출을 망설이는 사례가 많다. 충청북도가 2019년 도입한 ‘충북 수출·FTA 자문관 활용 현장지원 사업’은 민간 역량을 활용해 수출 초보 기업을 맞춤형으로 지원하는 성공적인 사업 모델로 평가받고 있다.

충북 청주의 배터리 유지보수 전문기업 마루온은 세계적인 배터리 충전·방전 제어 기술을 보유한 기술 강소기업이다. 배터리 재생 장비(MCS), 배터리 관리 시스템(BMS) 등을 90여 개국에 수출하고 있다. 이 업체는 최근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면서 수익성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대부분 제품을 세계 최대 지게차 유통업체인 TVH를 통해 판매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마루온은 지난해 하반기 글로벌 유통업체와 한 온라인 계약 갱신 회의에서 납품 가격을 10% 인상하고, 원활한 원자재 확보를 위해 3개월 단위로 주문 물량을 확정해주는 새로운 조항을 추가했다. 충북 수출·FTA 자문관이 직접 회의에 참석해 글로벌 유통업체 관계자들과 협상한 끝에 얻어낸 성과다. 한연수 마루온 사장은 “무역 수출 분야에서 수십 년간 경력을 쌓은 자문관의 컨설팅 덕분에 2020년 8억5000만원이던 수출액이 지난해 40억원으로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충북 음성에 있는 엔젤바이오의 김정숙 사장은 7년의 연구개발 끝에 100% 천연 재료로 제조한 ‘규소 비누’를 개발했다. 김 사장도 2019년 수출·FTA 자문관 활용 현장지원 사업의 일환으로 청주상공회의소에서 제공한 수출 컨설팅 교육을 받고 비누 1만 개를 미국, 싱가포르 등에 수출하는 데 성공했다.

충북 수출·FTA 자문관 활용 현장지원 사업은 수출·무역 경험이 있는 은퇴한 50~69세 중년 전문가의 경력을 활용해 자문이 필요한 수출 초보기업을 지원하는 것을 핵심으로 삼고 있다.

청주=민경진 기자 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