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인상 속도가 빨라지며 금융권의 예·적금 유치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그동안 주식이나 펀드 등에 투자하려고 목돈을 묶어두길 주저했던 금융소비자도 고민이 커지고 있다. 높아진 금리 혜택을 누릴 수 있는 정기예금이 좋을지, 그대로 ‘파킹통장’에 둘지 고민스럽다면 양쪽의 장점을 모은 ‘중도해지 가능’ 예금 상품이 대안이 될 수 있다.

OK저축은행은 지난달 28일 ‘OK e-플러스정기예금’의 우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했다. 최소 10만원에서 최고 100억원까지 납입할 수 있는 이 상품의 기본금리는 연 3.0%지만 1년 만기를 채울 경우 1.25%포인트의 우대금리가 제공된다. OK e-플러스정기예금은 이름처럼 정기예금 상품이지만 일반 시중은행 정기예금과 달리 중도해지해도 기본금리가 제공된다. 만기 전에 해지해도 불이익이 크지 않아 마치 파킹통장처럼 쓸 수 있는 셈이다. OK저축은행의 대표 파킹통장 상품인 ‘OK세컨드통장’의 최고 금리는 연 3.3%다. 1000만원까지만 최고금리가 적용되고, 나머지 0.3%포인트는 우대금리 조건을 만족해야 한다. 즉 예치하려는 액수가 1000만원 이상이라면 오히려 정기예금 상품이 더 유리하다.

‘사이다뱅크’로 잘 알려진 SBI저축은행의 ‘복리정기예금’도 구조가 비슷하다. 이 상품은 만기일을 1년 이상, 2년 미만으로 설정할 경우 최고 연 4.0% 금리를 준다. 최고금리는 OK저축은행 상품과 비교해 0.25%포인트 낮은 대신 만기 전 해지하면 지급되는 기본금리가 연 3.2%로 OK보다 0.2%포인트 높다. 예치 금액의 한도가 없고 예금잔액의 50% 범위에서 1회에 한해 추가 납입이 가능하다는 장점도 있다. 연 3.2%는 SBI저축은행의 대표 파킹통장 상품인 ‘입출금통장’과 같은 수준이다. 굳이 이 상품에 가입하지 않더라도 같은 효과를 누릴 수 있다.

물론 금리 측면에서는 시중은행 정기예금 상품이 더 나을 수 있다. 현재 시중은행 가운데 최고 금리를 지급하는 상품은 신한은행의 ‘쏠편한 정기예금’으로 12개월 이상, 24개월 미만 만기 기준으로 온라인에서 가입하면 최고 연 4.35% 금리를 지급한다. 우리은행의 ‘WON플러스 정기예금’도 1년 이상, 2년 미만 만기로 스마트뱅킹에서 가입할 경우 최고 연 4.25% 금리를 받을 수 있다. 두 상품 모두 1금융권인데도 불구하고 저축은행 정기예금 금리보다 다소 높거나 비슷한 수준이다. 이 밖에 하나은행의 ‘하나의 정기예금’은 12개월 만기 기준 최고 연 4.15%, 국민은행의 ‘KB 스타 정기예금’은 12개월 만기 기준 최고 연 3.91% 금리를 지급한다.

파킹통장과 정기예금, 뭐가 더 유리하지?
이 때문에 목돈 활용 시점에 따라 자신에게 가장 적합한 금융상품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최소 1년간 중도 해지 없이 정기예금에 묶어둘 생각이라면 시중은행 상품이 유리하다. 그러나 향후 시장 반등에 따른 저가 매수 기회를 노린다면 OK저축은행이나 SBI저축은행 상품이 적합할 것이다.

송영찬 기자 0ful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