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글로벌 경제와 증시, 기업에 대해 깊이 있게 분석하는 'GO WEST' 시간입니다.

글로벌콘텐츠부 이지효 기자 나와 있습니다.

뉴욕 증시가 연일 출렁이는 모습인데, 반등한 지 하루 만에 간밤에는 또 큰 폭으로 떨어졌던데요.

<기자>

영국 중앙은행이 꺼내 든 깜짝 카드의 효과는 그리 오래가지 못했죠.

국채 금리가 하루 만에 다시 상승했고, 미국 국채 수익률까지 덩달아 치솟은 영향도 있었지만요.

무엇보다 시가총액 1위인 대장주 애플이 흔들리며 시장의 투자 심리를 끌어 내렸습니다.

S&P500 기업 가운데 거의 5분의 1이 이날 52주 신저가를 기록할 정도였죠.

<앵커>

애플이 이렇게 급락한 이유, 뭐라고 봐야 합니까.

<기자>

애플은 장중에 6% 이상 떨어지면서 140달러 선을 위협받기도 했는데요.

월가의 투자 의견 하향 영향이었습니다.

이날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애플에 대한 투자 의견을 '매수'에서 '중립'으로 강등하고,

목표 주가도 기존 185달러에서 160달러로 낮춰 잡았는데요.

이날 애플이 급락하기 전이죠,

28일 종가인 149.84달러와 비교하면 추가 상승 여력이 7%도 안되는 수준입니다.

이렇게 애플에 대한 투자 의견과 목표 주가를 강등한 것은,

월가에서 굉장히 이례적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앵커>

뱅크오브아메리카에서 애플을 부정적으로 보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기자>

한마디로 '애플도 경기 침체를 피할 수는 없다', 이겁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왐시 모한 애널리스트는 보고서에서

"소비자 수요의 약화로 인해 부정적인 실적 추정치 변경이 예상된다"며

"향후 1년 동안 애플의 초과 성과에 리스크가 있을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유럽에서의 소비가 위축되면서 아이폰14 판매가 부진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는데요.

최근 이어지는 강달러 현상도 문제라고 지적했는데,

애플 제품이 미국 이외의 시장에서 비싸지면서 가격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겁니다.

<앵커>

애플은 전날에도 이슈가 있지 않았습니까?

<기자>

전날도 역시 경기 침체가 이슈였습니다.

애플의 아이폰14 증산 계획이 무산됐다는 소식이 전해졌기 때문이었는데요.

블룸버그는 "애플이 올해 하반기 아이폰14 주문량을 추가로 최대 600만 대까지 늘리고자 했으나,

관련 계획을 접었다는 소식을 최근 공급 업체들에 전했다"고 보도했죠.

아이폰14가 잘 안 팔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기 시작한 건데,

국내 증시에서도 아이폰 관련주들이 급락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앵커>

그래도 1% 정도 빠졌으면 낙폭이 크지는 않았네요?

<기자>

애플이 아이폰14에 대한 증산을 철회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월가에서 긍정적인 투자 의견이 나와줬기 때문입니다.

댄 아이브스 웨드부시 애널리스트는

"소비자의 구매 경향이 아이폰14 보다 더 고가인 아이폰14 프로와 프로 맥스 모델로 쏠리고 있다"며

"애플의 평균 판매 가격이 상승할 것이다"고 전망했습니다.

애플의 투자 의견은 '매수'로, 목표 주가는 220달러를 제시했습니다.

모간스탠리도 계속해서 '비중 확대' 의견을 유지하고 있는데,

"아이폰14 구매 사이클은 아직 초기이다"며

"이에 대한 판단을 내리기에는 3~5주의 추가적인 시간이 필요하다"고 전했습니다.

<앵커>

애플에 대한 월가의 의견이 상당히 엇갈리는 것 같습니다.

<기자>

최근 3개월 간 월가의 의견을 종합적으로 살펴봤는데,

애플을 담당하는 28명의 애널리스트 가운데 23명이 매수를,

4명이 보유 의견을 제시했고 단 1명만이 매도를 권하고 있었습니다.

목표 주가는 136달러에서 220달러 수준으로 형성됐고요.

추가적으로 살펴볼 부분은 뱅크오브아메리카의 영향으로 이날 애플의 주가가 폭락했지만,

중소형 투자은행인 로젠블라트는 '중립'에서 '매수'로 높이는 반대 의견을 보였다는 겁니다.

목표 주가도 160달러에서 189달러로 올리면서, 최근 미국인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를 들었는데요.

"응답자의 29%가 12개월 내 아이폰14를 구매했거나, 구매할 예정이라고 답변했다"며

"미국 본토에서 신형 아이폰 구매 의사가 있는 이들이 7,500만 명에 달한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해석했습니다.

같은 날 나온 자료지만 시장에서는 대형 투자은행인 뱅크오브아메리카를 더 신뢰하고 움직였던 거죠.

<앵커>

월가 대부분은 애플에 대해서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는 거네요.

<기자>

긍정적인 쪽에서는 경기 침체 우려에도 애플의 실적 모멘텀에는 이상이 없을 것으로 보고,

오히려 저가 매수의 기회로까지 보라는 조언도 하고 있습니다.

키뱅크는 "주가가 빠진다면 오히려 저가 매수의 기회가 될 것이다"며

"(시장이 기대한) 더 높은 수요를 충족시키지 못했을 뿐 시장 컨센서스에는 변화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애플 투자자라면 조금은 안심할 수 있는 대목이지만 여전히 우려는 존재합니다.

기업들의 실적이 낮아질 가능성이 제기되기 시작했다는 거죠.

실제로 애플은 7월 실적 발표에서 4분기 아이폰 판매 전망을 묻는 질문에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다"는 발언을 내놓은 상황이기도 하고요.

애플에 이어 이날 테슬라도 6.81% 폭락하는 모습을 보였는데,

파이퍼샌들러는 "테슬라의 3·4분기 출하 규모에 대한 시장 전망이 지나치게 낙관적이다"며

38만 대이던 출하 전망치를 35만 4,000대로 대폭 낮췄죠.

패트릭 암스트롱 플루리미 웰스 CIO는 "글로벌 수요 둔화는 이미 예견됐고 애플도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다"며

"앞으로 다른 모든 기업들이 겪을 일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하나의 사례다"고 분석했습니다.

<앵커>

투자에 있어 경기 침체의 가능성을 계속 열어둬야 한다는 거겠죠.

<기자>

네, 모간스탠리가 "현재 주가는 경기 침체에 빠졌을 때 기업들의 실적이 감소할 가능성을

제대로 반영하고 있다고 보지 않는다"고 했던 경고가 떠오르는데요.

이날 투자자들의 공포 심리를 나타내는 변동성 지수(VIX)도 전날보다 5% 이상 올랐죠.

스트레테가스는 "대규모 투자자 항복은 종종 상승장 주기의 가장 좋은 주식이 마지막으로 떨어질 때 발생한다"며

"그런 주식이 이번 사이클 전체에서 애플이다"고 밝힌 바 있죠.

실제로 애플은 올 들어 전날까지 S&P500이 22% 떨어질 때 16% 하락하면서 선전했습니다.

연은 총재들의 금리 인상에 대한 메시지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안전한 투자처로 꼽히는 애플마저 흔들리게 하는 경기 침체의 가능성, 계속 염두하셔야겠습니다.

<앵커>

이 기자, 잘 들었습니다.


이지효기자 jhlee@wowtv.co.kr
대장주 애플 '안갯속'…월가 "침체 못 피해" vs "저가매수 기회" [GO WE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