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4분기 낸드플래시 가격이 3분기보다 최대 20% 하락할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전 세계를 강타한 인플레이션으로 정보기술(IT) 제품 수요가 줄어든 영향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하반기 실적에 경고등이 켜졌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27일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4분기 낸드플래시 가격은 직전 분기 대비 15~20%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전 분기보다 13~18% 가격이 내려간 3분기보다 낙폭이 더 커질 것이란 관측이다.

트렌드포스는 현재 낸드플래시 시장이 공급과잉 상태라고 평가했다. 트렌드포스 관계자는 “지난 2분기부터 낸드 수요처들이 쌓아놨던 재고를 소진하며 신규 구매 시기를 늦추고 있다”며 “공급업체들이 가격을 경쟁적으로 낮추면서 시장 가격이 뚝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전통적으로 낸드 시장의 성수기는 IT 기기 판매가 집중되는 하반기다. 하지만 올해는 상황이 다르다. 인플레이션과 경기 침체에 따라 소비심리가 크게 위축되면서 낸드가 남아돌고 있다는 설명이다. 일각에서는 손실을 줄이기 위해 생산량을 줄이는 업체가 줄을 이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D램도 낸드와 비슷한 상황이다. PC용과 서버용, 모바일용을 가리지 않고 올해 초부터 가격이 내려가고 있다. 트렌드포스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3분기 D램 가격이 전 분기 대비 10~15%, 4분기 13~18% 하락할 것으로 예측했다.

D램과 낸드플래시의 가격 동반 하락은 국내 반도체 업체의 하반기 실적에도 악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12조8550억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8.7% 감소한 수치다. 전체 매출에서 메모리 반도체 비중이 90%가 넘는 SK하이닉스는 상황이 더 암울하다. 이 회사의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2조5512억원으로 전년 대비 38.8% 급감했다.

배성수 기자 baeb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