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정부의 감세 조치로 파운드화가 사상 최저치로 떨어짐에 따라 영란 은행이 긴급 금리 인상 등 긴급 조치에 대한 압력이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관측됐다.

26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이 날 영국 파운드화는 영국 정부의 감세 조치로 미국 달러 대비 사상 최저치인 1,0349달러로 하락했다. 파운드화는 모든 주요 글로벌 통화에 대해서도 떨어졌으며 유로화에 대해서도 1.08유로 아래로 떨어졌다. 2020년 9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에 따라 영국 국채도 투매 현상이 벌어져 하루만에 10년 만기 영국 국채 수익률이 30bp(베이시스포인트) 이상 오른 4.13%까지 치솟았다. 10년물 영국 국채가 4%를 넘어선 것은 2010년 이후 처음으로 4%를 넘었다. 채권 가격과 수익률은 정반대로 움직인다.

파운드화 폭락을 수습하기 위해 일부 전문가들은 영란은행(BOE)이 긴급 금리 인상에 나설 가능성을 예상하고 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의 이코노미스트인 댄 핸슨은 “환율 하락이 영란 은행에 경보를 울리게 할 것”이라며 파운드화 약세가 지속되면 BOE가 벤치마크 금리를 100bp(1% 포인트) 인상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시장에서는 11월에 있을 다음 정책 회의까지는 최소 175bp 올릴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ING의 크리스 터너는 영란은행이 1992년에 통화 방어를 위해 금리 인상을 했음에도 통화 가치가 회복되지 않았던 전례가 있어 대폭적 금리 인상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옵션은 직접적인 통화 개입이지만 현재로서는 영국 정부가 지속적인 조치를 위한 충분한 준비금이 없는 것으로 분석된다.

채권 시장 관련한 한 가지 가능한 대응은 BOE가 양적 완화를 통해 매입한 국채의 매각을 연기하는 것이라고 시장 전문가들은 말했다.

한편 CME(시카고 상업거래소)는 이 날 영국 파운드화 선물 계약이 2020년 3월 이후 가장 크게 장중 폭락함에 따라 영국 시간 오전 2시1분에 서킷 브레이커가 발동됐다고 밝혔다.

김정아 객원기자 kj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