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자산운용의 서울 여의도 국제금융센터(IFC) 인수가 무산됐다. 급격한 금리 인상과 금융시장 냉각으로 자금을 조달하기 어려워진 게 가장 큰 이유로 꼽힌다.

국토교통부는 지난달 미래에셋이 IFC 인수를 위해 설립하려던 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의 인가를 보류했다. 미래에셋 측은 정부 결정으로 계약이 성사되지 못할 경우 이행보증금(2000억원)을 돌려받을 수 있다는 입장이다. 매각 측인 브룩필드자산운용은 미래에셋이 매입 성사를 위해 최선을 다했는지 의구심이 들기 때문에 보증금을 줄 수 없다고 맞서고 있다. 미래에셋이 26일 이행보증금 반환을 위한 중재를 싱가포르국제중재센터(SIAC)에 신청해 당분간 분쟁이 이어질 전망이다.
고금리 발목 잡힌 미래에셋…IFC 인수 접었다
고금리 부담에 ‘리츠 미인가’까지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지난 5월 이지스자산운용-신세계프라퍼티 컨소시엄을 제치고 IFC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미래에셋이 가장 높은 4조1000억원을 써낸 것이 주효했다. 국내 부동산 매매 역사상 최대 금액이었다.

문제는 고금리였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대출로 2조1000억원을, 지분(에쿼티) 투자로 2조원을 조달할 계획이었다. 미래에셋은 우선협상자 선정 이후 IFC의 캡레이트(인수가격 대비 연간 임대료 수익)를 4%대로 예상했다. 몇 년이 지나면 임대료를 올리고 대출 리파이낸싱(재조달)을 거쳐 연 5% 이상의 수익을 내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그 사이 금리가 올랐다. 한국은행은 7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했다. 기관투자가의 주택담보대출 기준이 되는 금융채 3년물 금리도 올 1월엔 2% 초반대였지만 지난 23일 기준 AAA급이 4.768%, AA급이 5.091%로 두 배 이상 뛰었다. 앞으로 더 상승할 가능성도 여전히 남아 있다. 국토부가 6월 미래에셋이 제출한 세이즈리츠 설립 계획안을 승인하지 않은 이유다.

리츠란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모아 부동산에 투자한 뒤 임대료 등으로 얻은 이익을 배당하는 부동산 간접투자 상품이다. 리츠를 설립하려면 국토부 인가가 나야 한다. 국토부는 시장금리가 오르는 상황에서 너무 많은 자금을 대출로 조달하면 투자자가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향후 3~4년 동안 투자자들에게 배당을 지급하지 않도록 돼 있는 계획안도 보완하라고 요구했다. 미래에셋 측은 금리가 올라 배당 지급 여력을 갖추기 어려웠던 것으로 전해졌다.
IFC 재매각에 ‘부정적 시각’
미래에셋은 리츠를 통한 인수가 어려워지자 새 구조를 짜기 시작했다. 국내외 기관투자가를 만나 투자를 설득하는 한편 펀드나 특수목적법인(SPC)을 만들어 인수하는 새로운 대안을 마련했다.

브룩필드는 해외에 있는 역외법인을 통해 거래하자고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경우 세금을 줄여 매입가를 낮추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해외 자본의 먹튀를 도왔다’는 비판을 의식한 미래에셋은 이를 거부했다. 양측은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협상 최종 결렬을 선언했다. 브룩필드가 4조원대 가격에 살 만한 다른 원매자를 찾을 수 있을지에 대해 투자은행(IB)업계에선 부정적인 시각이 많다.

양측이 작성한 계약서에는 국토부에서 리츠 인가를 내주지 않을 경우 이행보증금을 돌려받을 수 있다는 조항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미래에셋이 리츠 인가를 위해 ‘최선(best effort)’을 다해야 한다는 조항에서 최선의 범위를 어느 정도로 볼 것인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