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카드사들의 주요 자금 조달 수단인 카드채 금리가 연일 폭등하고 있다. 미국 중앙은행(Fed)의 3연속 자이언트스텝(한 번에 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이 현실화한 지 3일 만에 0.5%포인트 가까이 치솟았다. 은행과 달리 예·적금 없이 채권 발행만으로 자금을 조달해야 하는 카드사들로선 수천억원대 이익 감소가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연일 급등하는 카드채 금리…"수천억대 이익 감소 불가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AA+등급 여신전문회사채 3년물 금리(4개 민간 신용평가사 평균)는 지난 23일 연 5.436%로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금리 인상 결과가 발표된 21일(연 5.086%)보다 0.35%포인트 상승했다. 지난 1일부터 21일까지는 0.13%포인트 오르는 데 그쳤지만 FOMC 이후 상황이 급변했다. AA0등급 여전채 3년물 금리는 같은 기간 연 5.16%에서 5.513%로 뛰었다. 신한·삼성·KB국민카드가 AA+등급, 현대·우리·하나카드가 AA등급으로 분류돼 있다. 매각이 진행 중인 롯데카드는 AA-등급이다.

카드채 금리는 앞으로 더 오를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기준금리 인상이 일회성이라면 기관들도 현재 수준에서 카드채를 매입하려고 할 것”이라며 “하지만 Fed가 인플레이션이 연 2%에 도달할 때까지 금리 인상을 지속할 것이라고 시사한 만큼 기관들의 채권 수요는 급감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신용카드사들이 채권 수익률을 높이고 채권 가격이 떨어져도 기관으로부터 외면받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이달 들어 발행된 여전채는 2조7510억원으로 상환액(4조1540억원)에 크게 못 미쳤다.

카드사들의 실적 악화도 불가피한 상황이다. 카드사들은 회사채 발행으로 전체 필요 자금의 60% 이상을 조달한다. 이 카드채 금리는 3년 전만 해도 연 1% 후반대였다. 그때보다 3%포인트 이상 올랐다. 앞으로 연말까지 만기가 돌아오는 여전채는 총 18조1465억원에 달하는데, 여전사들이 추가 부담하게 되는 금액만 단순 계산해도 5443억원에 이른다. 1위 카드사인 신한카드의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4127억원)을 크게 뛰어넘는 금액이다.

여전채를 제외한 나머지 조달액은 기업어음(CP)이나 자산유동화증권(ABS)이 대부분이다. CP는 발행 자체가 어려운 여전채보다는 사정이 낫기 때문에 자금조달 비중이 오르는 추세다. 하지만 여전채보다 통상 만기가 짧아 금리 인상기에 만기가 돌아올 가능성이 높아 카드사로서도 큰 부담이다.

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