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거래되는 가상자산 시가총액이 지난 6월말 기준 23조원으로 6개월 새 60% 가까이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금리 인상과 인플레이션, 우크라이나 사태 등으로 실물경제가 위축되면서 가상자산 시장도 약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실명 인증을 마친 실제 이용자 수는 작년 하반기 대비 24% 늘어난 690만명으로 나타났다. ‘30대 남성’이 코인 투자에 가장 큰 관심을 보였다.
국내 암호화폐 시가총액 55조→23조…6개월 새 반토막 났다
○비트코인 가격, 71% 하락
금융위원회는 26일 이 같은 내용이 담긴 ‘22년 상반기 가상자산사업자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작년 하반기 첫 조사와 비교할 때 확 쪼그라든 암호화폐 시장의 실태가 여실히 드러났다. 올 상반기 기준 하루평균 암호화폐 거래규모는 5조3000억원으로 작년 하반기(11조3000억원) 대비 53% 급감했다. 특히 코인마켓의 거래금액이 98% 감소해 원화마켓보다 낙폭이 컸다.

시장 상황이 예전만 못했기 때문이다. ‘대장주’ 격인 비트코인의 개당 가격은 작년 11월 최고가인 6만7000달러를 찍은 뒤, 6월말 현재 약 71% 하락한 1만9000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금리 인상 등 경제상황이 좋지 못한데다 5월 루나-테라 사태, 6월 셀시우스 등 가상자산 플랫폼 연쇄파산 같은 악재가 연이어 터졌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6월말 기준 국내 가상자산 시가총액은 23조원으로 작년 하반기(55조2000억원)에 비해 58% 감소했다. 같은기간 글로벌 가상자산 시총도 58% 하락했다. 국내 시총 상위 10개 가상자산 중 글로벌 시장 ‘톱10’에도 포함된 코인은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리플, 에이다, 솔라나, 도지코인 등 6개였다. 전체 시총 중 비트코인이 차지하는 비율이 글로벌 시장에선 44%였지만, 국내에선 16.6%에 불과했다.

국내 투자자가 해외 투자자에 비해 비교적 위험추구 성향이 높은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원화마켓이 아닌 코인마켓에선 ‘잡코인’에 대한 선호도가 높았다. 글로벌 상위 10대 코인의 거래 비중은 원화마켓이 47%, 코인마켓은 1.8%였다. 국내 특정 사업자에서만 거래가 지원되는 ‘단독 상장 가상자산’ 비중이 90%를 넘는 사업자도 9곳이나 됐다.
○1억 이상 코인 보유, 9만명
반면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에 따라 고객확인 의무를 마친 실제 이용자 수는 558만명에서 690만명으로 132만명(24%) 늘었다. 완화마켓 이용자 증가율(125만명, 23%)보다 코인마켓 증가율(6만7000명, 335%)이 훨씬 컸다. 원화마켓의 시가총액은 22조1000억원으로 코인마켓(9000억원)보다 훨씬 크다.

개인 이용자의 연령대와 성별을 분석한 결과 30대 남성(148만명), 40대 남성(123만명), 20대 이하 남성(121만명), 30대 여성(63만명), 40대 여성(60만명) 등 순서로 많았다. 이용자의 66%가 50만원 미만 소액을 투자하고 있었지만, 1억원 이상 가상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고액 투자자도 9만1000명(0.4%)이나 됐다.

가상자산 거래업자의 상반기 영업이익은 6301억원으로 6개월 전(1조6400억원)보다 약 1조원 감소했다. 평균 거래 수수료율은 0.16%로 작년 말보단 0.01%포인트 낮아졌지만, 주식 시장(0.0027%)과 비교하면 여전히 높은 수준이었다. 올해 들어 시장 변동성은 더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상반기 기준 암호화폐의 최고점 대비 가격하락률(MDD) 평균치는 약 73%로 작년 하반기(65%)보다 상승했다.

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