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수출입은행과 외국환평형기금을 통해 조선업체의 선물환 매도를 지원, 연말까지 80억달러(약 11조3000억원) 규모의 조선사 선물환 매도가 시장에 나올 수 있게 하기로 했다. 조선업체의 선물환 매도를 늘려 원·달러 환율 상승 압력을 낮추겠다는 것이다.

기획재정부는 25일 “조선사의 선물환 매도를 단계적으로 지원해 국내 외환시장에 추가적인 달러 공급으로 이어지도록 유도하겠다”고 발표했다. 구체적으로 △조선업체와 거래하는 은행의 선물환 매입 한도 확대를 유도하고 △기존 거래 은행만으로 부족한 부분은 국책은행인 수출입은행이 흡수하되 △필요하면 외환당국이 조선사로부터 선물환을 직접 매입한 뒤 은행을 통해 외환시장에 선물환을 매도하겠다고 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도 이날 KBS에 출연해 “선물환 매도 수요를 시중은행·국책은행이 소화할 수 있도록 하고 (외환당국이 선물환을 직접 매입하기 위해) 외평기금도 활용할 것”이라며 “이런 방식으로 시중에 달러 공급을 확대하면 환율 안정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통상 조선사는 선박 수주 시 환손실을 피하기 위해 수주 대금만큼 은행에 미리 달러를 매도(선물환 매도)하고 은행은 이를 신용거래로 분류한다. 그런데 최근 환율 급등으로 조선사의 신용한도가 소진되면서 조선사가 선박을 수주해도 선물환을 제대로 매도하지 못하는 사례가 늘었고, 그 결과 선박 수주가 환율 하락 압력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는 게 정부의 판단이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