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비은행권 PF 대출 잠재위험 높아…유동성 위험도"
한국은행이 주택가격 하방압력이 커지면서 사업추진 불확실성 증대, 미분양 물량 증가 등으로 인한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의 부실위험이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한국은행은 22일 '금융안정 상황' 보고서에서 “아직까지 금융기관의 PF대출 건전성지표는 양호한 상황이나, 향후 부동산경기 둔화 정도 및 기간에 따라 비은행권을 중심으로 건전성이 저하될 수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한은에 따르면 과거 부동산 PF대출 부실사태(2011~2013년) 이후 은행권은 PF대출을 크게 늘리지 않은 반면, 비은행권은 대폭 확대했다. 2014년부터 2022년6월까지 증가액(금융기관 업무보고서 기준)은 은행 6조9000억원, 비은행 70조1000억원이었다. 2014년 이후 비은행권을 중심으로 연평균 14.9%의 높은 증가세를 지속했다는 게 한은 분석이다. 부동산 개발수요 증가와 비은행권의 사업 다각화 및 가계대출 규제에 따른 대체투자 수요가 맞물리면서 빠르게 확대한 결과다.

용도별로 보면 은행·보험사는 아파트에, 저축은행・증권사・여전사는 아파트외 주택 및 상업용 시설에 주로 대출하였으며, 규모별로 보면 은행・보험사는 대형사업장 중심으로, 저축은행・증권사 등은 중소규모 사업장 중심으로 PF대출을 취급했다. 또한 PF대출 유동화증권 발행 증가, 보증수수료 수익 확대 노력 등으로 증권사의 PF대출 관련 채무보증이 크게 확대(2013년말 5조9000억원→2022년6월말 24조9000억원)했다.

한은은 “비은행권 PF대출의 경우 유동성이 낮은 아파트외 사업장이 다수를 차지하는 등 상대적으로 잠재위험이 높은 편”이라며 “시장성수신 의존도가 높은 증권사 등 일부 비은행금융회사는 시장불안시 PF우발채무 인수부담 등에 따른 유동성 위험에도 유의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향후 PF대출 급증세가 지속되지 않도록 업권별 취급 한도, 여신건전성 분류, 사업성 평가 등에 대한 관리를 강화하는 한편, PF대출의 잠재부실이 금융시스템 불안으로 확산되지 않도록 금융기관들이 스스로 리스크관리를 강화하고 손실부담 능력을 제고하도록 유도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