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는 제11호 태풍 ‘힌남노’로 인한 철강제품 생산 차질로 2조400억원의 매출 손실이 예상된다고 16일 발표했다. 가장 큰 침수 피해를 본 압연(열과 압력을 가해 철을 가공하는 작업) 등 모든 포항제철소 설비를 3개월 내 정상 가동한다는 가정에 따른 것이다.

포스코에 따르면 현재 생산량을 기준으로 이번 수해 피해를 추산하면 170만t의 제품 생산 차질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포항제철소 생산량(1685만t)의 10%를 웃돈다. 광양제철소를 최대 생산체제로 전환하고, 재고품 판매 등을 통해 제품 판매 감소량을 97만t 수준으로 최소화하겠다는 계획이다. 포항제철소는 포스코 전체 매출의 45%를 차지하고 있다.

포스코는 이에 따른 매출 감소액을 2조400억원으로 추산했다. 지난해 포스코 별도 기준 매출(39조9202억원)의 5.1%에 이른다. 올 2분기에 포스코는 매출 11조8708억원, 영업이익 1조3224억원을 올렸다.

포스코는 올해 말까지 모든 포항제철소 설비를 정상화하겠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달 말 1냉연과 2전기강판, 다음달 1열연과 2·3후판, 11월 1·4선재 및 2냉연, 12월 초 3선재, 스테인리스 2냉연 및 2열연 공장 재가동이 목표다. 지난 13일부터 2·3·4고로 3기는 모두 정상 가동하고 있지만 압연라인은 배수와 진흙 제거 작업 중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장비와 인력을 압연라인에 집중 투입해 진흙 제거, 설비 세척, 부품 수리 등 복구작업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비상출하반 운영…'수급 대란' 차단
열연·후판 2~3개월치 재고 확보…제강·연주공장은 완전 정상화

포스코는 지난 15일 공개한 ‘3개월 내 정상화’ 목표가 계획대로 차질없이 진행되고 있다는 점도 재차 강조했다. 특히 제강과 연주 공장이 모두 복구를 마치면서 15일부터 완전히 정상화됐다고 밝혔다. 제강은 고로에서 생산된 쇳물의 불순물을 제거하고, 고객 요구에 맞게 성분을 조정하는 작업이다. 연주는 제강 과정을 거친 쇳물로 고체 형태의 철강 반제품(슬래브)을 만드는 작업이다. 상대적으로 피해가 적은 3전기강판 공장도 복구를 마치고 15일 가동을 시작했다.

포스코에 따르면 고객사와 중간 유통점에서 보유한 열연, 후판, 스테인리스 등 주요 제품의 재고는 2~3개월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장 철강 수급대란 가능성은 낮다는 설명이다. 자동차강판은 광양제철소에서 대부분을, 조선업계에 주로 공급하는 후판 제품도 광양제철소에서 생산하고 있다.

다만 포스코는 포항제철소 복구 기간에 고객사 피해 최소화와 국내 철강 수급 안정화를 위한 방안을 적극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포스코는 비상출하대책반을 13일부터 운영하며 제철소 내 보유 재고를 신속하게 출하하고 있다고 밝혔다.

우선 스테인리스, 전기강판 등 포항제철소에서만 생산되는 제품을 광양제철소에서 생산하는 방안을 추진해 고객사들이 소재 수급에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보유 중인 제품 재고도 전수 검사를 통해 품질에 문제가 없으면 전량 신속하게 출하하고 있다. 포스코는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중국과 인도네시아, 태국 등 해외 생산법인을 활용해 후판, 열연, 냉연, 도금, 스테인리스 제품 등의 국내 공급도 검토한다는 계획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복구 계획을 차질없이 이행해 국내 철강산업에 영향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산업계는 포스코가 계획대로 3개월 내 제철소를 정상 가동한다면 자동차, 조선, 가전 등 전방산업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이는 광양제철소의 변압기와 모터 등 설비를 포항제철소에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이전한다는 것을 가정한 시나리오라는 분석이 나온다. 16일 포스코홀딩스 주가는 전날 대비 1.9% 하락한 23만500원에 장을 마쳤다.

강경민/김익환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