짐 팔리 포드 최고경영자(CEO). 포드 제공
짐 팔리 포드 최고경영자(CEO). 포드 제공
미국 양대 완성차 회사인 포드를 이끌고 있는 짐 팔리 최고경영자(CEO)가 다음주 한국을 긴급 방문한다. 포드 전기차에 들어가는 배터리를 생산하고 있는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 최고경영진을 만나기 위해서다. 내년부터 배터리에 미국산 광물과 부품을 일정 비율 이상 써야 보조금을 주는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시행을 앞두고 대응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팔리 CEO 등 포드 경영진은 다음주 초 방한해 LG에너지솔루션, SK온을 차례로 방문할 예정이다. 두 회사의 국내 공장을 둘러 보고 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 최재원 SK온 수석부회장 등을 만날 것으로 알려졌다. 포드는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머스탱 마하-E에 LG의 배터리를, 전기 트럭 F-150 라이트닝에 SK 배터리를 각각 장착하고 있다.

지난달 발효된 IRA는 북미산 전기차에만 대당 최대 7500달러의 보조금(세액공제)을 지급한다. 내년부터는 배터리 관련 요건이 추가된다. 미국 및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국가에서 배터리 광물을 일정 비율(2023년 40%→2027년 80%)을 조달해야 한다. 배터리 부품(2023년 50%→2029년 100%)도 북미산을 써야 한다.

그러나 글로벌 배터리·자동차 업체들은 광물·부품 요건을 단기간 내 충족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LG, SK 등 배터리에 적용되는 리튬, 코발트, 흑연 등 핵심 광물의 제련시설이 중국에 집중돼 있기 때문이다. 이들 광물의 중국 의존도는 50~70% 수준이다. 업계에선 미국이 ‘제 발등을 찍었다’는 평가도 나온다.

포드는 이번 방한에서 LG, SK와 배터리 광물·부품 요건을 충족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현지에서 급증하는 전기차 수요에 대응해 배터리 공장 신·증설 관련 논의도 이뤄질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포드는 미국 재무부가 연내 마련 중인 광물·부품 관련 구체적 가이드라인에 자사 입장을 최대한 반영하기 위해 LG, SK와 협력 방안을 강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일규/김형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