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업의 일류, 이류, 삼류」역자 이지현
사진 제공=지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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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과 명함 교환이 끝나면 드디어 상담의 본론으로 들어간다. 첫 대면인 경우 대개 고객은 당신을 경계할 것이다. 따라서 고객에게 중요한 이야기를 들으려면 일단 마음의 문을 열어야 한다. 바로 상담에서 제일 먼저 거쳐야 하는 ‘라포르’라는 단계다. ‘라포르’는 ‘마음의 다리를 만든다’라는 의미다.

대부분의 영업맨이 화두로 날씨 이야기를 꺼내는데, 이것만으로는 고객의 경계심을 풀기에 부족하다. 그렇다면 무엇이 효과적일까? ‘칭찬할 만한 것을 칭찬한다’가 경계심을 푸는 데, 가장 효과적이다. ‘칭찬할 만한 부분’이란 고객에게 중요한 ‘일’이나 ‘물건’ 또는 ‘생각’이다.

예를 들어 ‘꼬리가 귀여운 애완견이네요. 이런 강아지는 잘 없던데요’라는 말을 듣고 ‘무슨 소리예요?’라고 말하는 견주는 없을 것이다. 대개 ‘아, 그런가요?’라고 답할 것이다. 실제로 ‘아, 그런가요?’라는 말이 고객의 입에서 나오게 만드는 것이 경계심을 푸는 열쇠다. 애완견이 견주에게 소중한 존재이기에 그런 말이 나오는 것이니까. 이와 마찬가지로 상담 초반에 ‘칭찬할 만한 부분’을 칭찬하면 고객의 경계심은 일순간 무장해제가 된다.

그럼 라포르의 요령에 대해서 알아보자.
명함 교환을 마치고 자리에 앉았다면 다음의 흐름대로 이야기를 이끌어 나간다.
① 만나게 되어서 ‘대단히 기쁘다’는 기분을 전달한다.
② 상대방이 ‘소중히 여기는 것’에 관심을 보이고 ‘멋있다’라는 생각을 전달한다.
③ 그런 후에 ‘좀처럼 없다’라며 칭찬한다.

예를 들면 처음에 ‘감사합니다. 만나 뵙게 되어서 영광입니다’라고 기쁨을 전달하고, ‘접수하는 사람의 응대에 감동했습니다. 여러 회사를 다녀봤지만 이런 곳은 좀처럼 없었거든요’라고 말한다. 이렇게 말하면 고객의 입에서 어떤 말이 나오겠는가?

그렇다. 바로 ‘아, 그런가요?’다. 경계심이 3㎝ 정도 허물어지는 순간이다. 만일 자택을 방문하는 경우라면 이렇게 말해보자. “집안에 화초가 있으니 화사하고 좋네요. 이렇게 화초를 멋지게 가꿔놓은 집은 보기 드문데요.” 고객의 입에서 ‘아, 그런가요?’라는 말이 나온다면 바로 경계심이 3㎝ 정도 허물어지는 순간이다.

자, 정리하겠다. 고객의 경계심을 풀려고 일부러 마음에도 없는 말을 할 필요는 없다. 아첨과 아부는 금방 들통이 나기 마련이다. ‘능구렁이가 따로 없군!’이라며 고객은 오히려 경계심을 더욱 높이고 빗장을 내걸 것이다. ‘비위 맞추기식의 코멘트’를 삼가고 고객의 소소한 것에 ‘관심’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주차장, 현관, 복도, 방 등을 둘러보고 ‘고객이 소중하게 여기는 것’이 무엇인지 찾아보는 습관을 기르자. 관심을 갖는 것은 재능이 아니라 행동이다. 누구라도 할 수 있다.

고객을 방문할 때는 ‘칭찬할 만한 부분’을 찾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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