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재부, 영텨리 세수 추계...혈세 1,400억 낭비했다
기획재정부가 한 해 세금을 얼마나 걷을 것으로 예상되는지 계산하는 '세수 추계'를 하면서 주요 변수를 잘못 대입하거나 필요한 정보를 빠뜨려 역대 최대 세수오차가 발생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로 인해 지난해에만 불필요한 국채 발행에 따른 이자비용으로 1,415억원의 혈세를 낭비했다.

더욱이 2019년 세수 추계 전반에 대한 개선 방안을 발표하고도 국회나 외부 회의체에는 구체적인 계산 방식을 공개하지 않아 잘못된 계산식은 제때 고쳐지지 않은 것으로 지적됐다.

감사원은 15일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세입예산 추계 운영실태 감사 결과를 공개했다.

◇엉터리 세수 추계…변수 잘못 사용해 계산 = 세수 추계는 정부가 한 해 세금을 얼마나 걷을지 예측하는 작업으로, 국가 재정정책 수립의 밑바탕이 된다.

그런데 지난 2018년에는 당초 기재부가 내놓은 세수 추계보다 25조4천억원의 세금이 더 걷혀 오차율이 9.5%에 달했고 지난해에는 61조3천억원, 21.7%에 달하는 역대 최대 오차가 벌어졌다.

이에 감사원이 2017년 이후 평균 10% 이상 오차가 발생한 양도소득세, 증여세, 법인세, 상속세, 종부세의 추계 모형을 살핀 결과, 기재부는 양도세와 관련 있다고 생각되는 변수를 너무 많이 독립변수로 설정해 예측력이 떨어지는 계산을 해왔다.

예컨대, 토지가격지수와 주택가격지수는 각각 결과에만 영향을 주는 게 아니라 서로 간에도 영향을 줘 결과의 정확성을 떨어뜨리는데도 기재부는 양도세, 상속세, 증여세 추계를 할 때 두 지수를 모두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종부세 세수 추계에서는 부동산가격 인상 효과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

과세 대상 금액이 인상되면 과세구간 및 적용세율이 달라진다는 점을 고려하지 않았고, 그 결과 기재부는 지난해 종부세 세입 예정액을 5조1000억원으로 예측했으나 실제로는 6조1천억원이 걷혀 16.6%의 오차가 발생했다.

더욱이 기재부는 지난해 7월 추경 편성 당시 정확한 세수 추계를 다시 할 기회가 있었는데도 이를 놓친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기재부는 국세청에서 해당 시점까지 실제 국세가 얼마나 들어왔는지 자료를 받아보는 대신, 이전 본예산 추계를 할 때와 같이 회귀분석 모형을 쓰거나 과거 5년간의 수납액 평균금액을 토대로 추산을 했다.

기재부는 이런 계산을 거쳐 작년 세입이 314조3천억원이 될 것으로 추계해 본예산 예측 규모인 282조7천억원보다 31조6천억원 상향조정했다.

그런데 실제로는 이보다도 약 30조원이 더 걷혀 실제 국세 수입이 344조1천억원에 달했다.

이 때를 놓친 탓에 국채 발행 규모가 불필요하게 확대되는 등 재정 운용 비효율로 이어졌다고 감사원은 지적했다.

◇ "담당자 매년 바뀌고 검증 부재"…1,400억 이자 손실= 감사원은 이처럼 부정확한 추계 모형이 계속 쓰인 원인으로 기재부 세수 추계 담당자가 2016년부터 2022년까지 매년 바뀌어 면밀한 통계적 검토·검증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기재부는 이미 세수 추계 오차로 국회와 언론의 비판을 받고 2019년 2월 개선 방안을 발표했지만 추계 방식이나 도출 과정은 공개하지 않아 개선책도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

기재부는 일반회계와 특별회계의 수입과 지출을 통합 계정으로 관리하면서 부족한 재원은 국고채를 발행하는 등으로 조달해 국고금을 운용한다.

감사원은 세수 추계가 계속돼 지난해 전체 월말 통합계정 평균잔액이 16조2천억원에 달하는 등 통합 계정 잔액이 많이 남았는데도 기재부가 국고채 발행 규모를 줄이는 등 국고금 운용 계획을 변경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감사원은 "지난해 7∼9월 추가 발행된 22조원 규모 국고채라도 발행을 중단했다면 1,415억원의 이자 비용이 절감됐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감사원 지적에 대해 기재부는 올해 2차 추가경정예산 세입 경정과 내년도 예산안 편성 때는 개선된 추계 방법을 적용했다고 밝혔다.

기재부는 "감사내년 세입예산안 편성 때는 감사원이 지적한 문제점을 개선한 추계모형을 적용했다"며 "앞으로도 세수 추계의 정확성을 높이기 위해 추계 모형에 대한 검증을 강화하는 등 지속적으로 보완해 나가겠다"고 전했다.

지난해 추경 때 세입 실적 자료 활용이 미흡했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올해 2차 추경부터 세수 추계에 3월까지의 세수 실적과 진도비, 법인세 신고실적 등을 반영하는 조치를 했다"고 설명했다.


전민정기자 jmj@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