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MP벨스타, 콜드체인에 '베팅'…글로벌 국부펀드와 6억弗 투자
에너지·인프라 전문 사모펀드 운용사인 EMP벨스타가 글로벌 국부펀드와 함께 콜드체인 물류센터의 전국망 구축에 나선다. 콜드체인 시장의 성장성에 베팅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콜드체인은 유통 과정에서 신선식품과 백신, 바이오 의약품 등의 품질을 유지하기 위한 저온 물류 시스템을 말한다.

15일 투자은행업계에 따르면 EMP벨스타는 글로벌 국부펀드로부터 3억달러(약 4000억원)를 출자받아 물류센터 투자를 위한 블라인드 펀드를 조성했다. 기존에 운용하던 물류 펀드와 1 대 1 매칭 투자를 하는 형태여서 총 6억달러(약 8000억원) 규모의 투자가 이뤄질 예정이다. 이 펀드는 전국 곳곳에 복합 물류센터를 조성하는 데 활용된다. 차입금을 포함하면 투자 규모는 2조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미국 뉴욕에 본사를 두고 있는 EMP벨스타는 국내에서 콜드체인 특화 물류센터 운영사인 한국초저온을 통해 현대식 물류센터를 개발하고 운영해왔다. 액화천연가스(LNG)의 냉열을 활용해 에너지 비용을 최소화하면서 다섯 개의 온도대를 구현할 수 있는 첨단 물류센터다.

평택 오성 산업단지에 2019년 지은 첫 번째 물류센터는 코로나바이러스 대유행 당시 마이너스 70도를 유지해야 하는 미국 화이자 백신의 보관을 담당하면서 유명해졌다. 현재 인천신항 배후단지와 부산신항 인근 국제산업 물류도시에 초저온 복합 물류센터를 추가로 짓고 있다. 한국초저온에는 SK㈜와 골드만삭스도 투자했다.

이번 블라인드 펀드에 참여한 글로벌 국부펀드는 국내 물류센터에 대한 투자 기회를 꾸준히 물색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EMP벨스타와 한국초저온이 보유한 물류센터 개발 및 운영 역량에 주목해 함께 블라인드 펀드 조성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EMP벨스타와 글로벌 국부펀드가 국내 콜드체인 물류센터에 베팅하는 건 시장 성장 속도에 비해 공급이 부족해 성장 잠재력이 크다는 판단 때문이다. 1인 가구와 맞벌이 가구가 늘면서 신선 식품 냉동 택배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신선식품 배송 시장 규모는 2015년 약 100억원에서 2020년 1조원 이상으로 늘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바이오 의약품의 수입과 생산이 증가하는 것도 초저온 물류 서비스의 수요를 견인하고 있다.

이준호 EMP벨스타 한국대표(사진)는 “한국의 국민 1인당 냉동·냉장 창고 면적은 0.3㎥로, 네덜란드(0.9㎥) 뉴질랜드(0.5㎥) 미국(0.48㎥) 등에 비해 크게 부족하다”며 “성장하는 시장에 빠르게 대응해 전국적인 현대식 물류 네트워크를 구축하기 위해 글로벌 국부펀드와 손잡게 됐다”고 덧붙였다.

유창재 기자 yo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