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두 번째 전용 전기차 '아이오닉6'. 사진=현대차 제공
현대차 두 번째 전용 전기차 '아이오닉6'. 사진=현대차 제공
현대차가 '강달러(달러화 가치 상승)' 영향에 올 3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눈앞에 두고 있다. 한국산 전기차에 대해 보조금 지급을 배제하는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우려에도 불구하고 외국인과 기관이 주가를 끌어올리는 이유다.

14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현대차의 올 3분기 매출액 컨센서스(예상치 평균)는 34조2490억원으로 1년 전보다 18.64%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2조647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4.8% 증가할 것으로 추정됐다.

신한금융투자, DB금융투자 등 일부 증권사의 경우 현대차의 올 3분기 영업이익이 3조원을 돌파할 것이란 전망도 내놨다. 이같은 예상이 현실화할 경우 현대차의 분기 사상 최대 실적 경신도 가능하다. 현대차는 지난 2분기 매출 35조9999억원, 영업이익 2조9798억원으로 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올린 바 있다.

기아 역시 같은 기간 영업이익이 1조3270억원에서 2조834억원으로 57.0% 늘어날 전망이다.

높아지는 원·달러 환율이 현대차엔 최대 호재다. 달러화가 강세면 해외 이익을 달러화로 거둬들이는 기업의 경우 원화 환산액이 커져 회계상 매출과 영업이익 증대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지난 2분기 원·달러 환율은 전년 동기 대비 12.3% 올랐다. 현대차는 이 기간 영업이익에서 약 6000억원의 환율 효과를 본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3년5개월만에 달러당 1390원을 뚫고 1400원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1년 전 같은 기간에 비해 18.8%나 올랐다.

지난달 자동차 판매량도 호조다. 현대차는 8월 국내외 시장에서 전년 동기 대비 11.6% 늘어난 33만4794대의 차량을 판매했다.

국내 시장에선 3.5% 줄어든 4만9224대가 팔렸지만, 해외 시장에선 14.7% 증가한 22만5570대가 판매된 효과를 봤다.

이 같은 환율 호재에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는 한국산 전기차를 보조금 지급 대상에서 제외하는 미국의 IRA 법안 발효 이후에도 현대차를 지속해서 사들이고 있다. 덕분에 현대차 주가는 IRA 발효 이후에 되려 7%가량 올랐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원화 가치는 지난해 평균 환율과 비교해 15% 이상 떨어졌다"며 "IRA 보조금 지급 악재는 원화 약세 효과로 상쇄 가능한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