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외국인의 채권 투자가 1년8개월 만에 순유출로 돌아선 것으로 나타났다. 한·미 기준금리 역전을 앞두고 자본 유출의 ‘경고등’이 들어온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한국은행이 14일 발표한 ‘2022년 8월 이후 국제금융·외환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외국인의 채권자금은 13억1000만달러 순유출됐다. 외국인의 채권자금은 지난해 1월부터 올해 7월까지 19개월 연속 순유입세를 지속해 왔다. 차익거래 유인이 축소되고 만기 도래 규모가 증가하면서 순유출로 전환됐다는 게 한은의 분석이다.

외국인의 국내 주식 투자자금은 2개월 연속 순유입을 기록했다. 미국 중앙은행(Fed)의 긴축 강화 우려에도 불구하고 30억2000만달러가 순유입됐다. 지난달 말 원·달러 환율(1337원60전)로 계산하면 4조395억원 규모다. 외국인 주식 투자자금은 지난해 11월부터 올 1월까지 3개월간 순유입되다가 지난 2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투자 심리 위축 등으로 순유출로 전환했다. 이후 5개월간 같은 흐름이 이어져 오다 7월부터 다시 순유입으로 바뀌었다. 이에 따라 주식과 채권을 합한 전체 외국인 증권 투자자금은 17억1000만달러 순유입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 관계자는 “국제 유가가 하락하고 미국의 고용지표, 제조업·서비스업지수, 소비자신뢰지수 등 경제지표도 대체로 양호한 수준을 나타낸 결과 투자 심리가 개선돼 주식자금 유입 폭이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한국 국채(외국환평형기금채 5년물 기준)의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은 지난달 월평균 0.37%포인트로 집계됐다. 7월 4년5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인 0.5%포인트까지 치솟았다가 한 달 만에 큰 폭으로 떨어졌다. CDS 프리미엄은 해당 국가 경제의 위험이 커질수록 올라간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