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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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2위 전기자동차업체이자 3위 배터리업체인 중국 BYD가 첫 해외 공장 신설 지역을 태국으로 낙점했다. 급증할 것으로 전망되는 동남아시아의 전기차 시장 수요를 선점하기 위해서다. 동남아 시장을 요충지로 삼고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는 현대자동차그룹과 격전이 예상된다.

14일 외신에 따르면 BYD는 태국 부동산업체 WHA와 토지 매입 및 공장 건설 관련 계약을 최근 체결했다. BYD는 연 15만 대 규모 공장을 2024년부터 가동한다. 투자 규모는 1조원가량으로 알려졌다. BYD는 태국에서 전기차와 플러그인하이브리드카(PHEV)를 생산해 현지에 판매하고 동남아 국가에 수출한다. 올해 초엔 태국 딜러사와 제휴해 중국산 전기차를 수입해 팔고 있다. 연내 1만 대 이상 판매하겠다는 목표다.

BYD는 전기차에 들어가는 배터리를 자체 생산하고 있어 가격 경쟁력에서 우위에 있다. 생산 차질의 주요 원인인 차량용 반도체를 내재화해 직접 생산에 나설 예정이다. BYD는 다음달부터 8인치 차량용 반도체를 연 50만 개 생산한다. 부품을 수직계열화해 생산 효율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현대차그룹 입장에서 동남아는 뺏겨서는 안 되는 주요 시장이다. 전기차 판매가 대부분 올해부터 시작되는 초창기인 데다 각국 정부가 전기차 판매 드라이브를 걸고 있어서다. 태국 정부는 2030년까지 신차 판매량 중 30%를 전기차로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이다.

현대차그룹은 인도네시아에 연산 15만 대 규모 완성차 공장을 지난해 완공하고 아이오닉 5를 생산 중이다. 올해 누적 648대를 판매했다. 2024년 상반기부터 인근에 LG에너지솔루션과 배터리 합작공장도 가동한다. 현대차그룹은 이를 통해 중국과 러시아에서의 판매 부진을 만회하겠다는 전략이다. 시장조사업체 마크라인스에 따르면 현대차의 인도네시아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8월 0.3%에서 올해 8월엔 5.9%로 올라서 6위를 차지했다. 업계 관계자는 “동남아 시장을 장악한 일본 완성차업체들이 전기차 전환에 뒤처지면서 현대차그룹과 중국 업체 간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형규 기자 k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