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GS25가 햄버거 가격 군살 빼기에 도전한다. 최근 대형마트에서 ‘반값 치킨’ ‘반값 탕수육’을 내놓으며 인기를 얻자 ‘반값 햄버거’로 또다시 인기몰이에 나선다는 구상이다. 외식 물가 급등으로 편의점에서 점심을 간단히 해결하는 직장인과 학생 등이 주요 타깃이다.

‘가성비’ 버거 내놔

GS25는 소고기 함유량이 100%인 패티를 넣은 ‘찐오리지널비프버거’(사진)를 선보인다고 13일 발표했다. GS25는 이 메뉴를 개발하는 데만 6개월이 넘는 시간을 쏟았다. 올해 초 출범한 프레시밀팀 소속 셰프 출신 식품 연구원과 현장에서 잔뼈가 굵은 상품기획자(MD) 10여 명을 개발 작업에 투입했다.
버거운 점심값에 간편식 불티…이번엔 '반값 햄버거' 나왔다
기존의 편의점 햄버거는 가공된 패티를 공급받아 만든다. 하지만 이 버거는 소고기 원료육을 재료로 직접 패티를 구워 만드는 방식을 택했다. 풍부한 향과 입안 가득 퍼지는 육즙을 최대한 살리기 위해서다. 가격까지 잡기 위해 원료육은 호주산을 사용했다.

버거운 점심값에 간편식 불티…이번엔 '반값 햄버거' 나왔다
쫄깃한 식감이 특징인 햄버거 전용 글레이즈 번을 사용한 것도 특징이다. 생토마토와 양상추를 듬뿍 넣어 신선하고 아삭한 식감을 살렸다. 프레시밀팀이 개발한 소스는 허브 딜로 맛을 내 재료가 조화롭게 어우러지도록 돕는다.

가격은 4000원. 맥도날드의 대표 메뉴 ‘빅맥’(4900원)보다 18.4%, 버거킹의 대표 메뉴 ‘와퍼’(6900원)에 비해선 42.0% 저렴하다. GS25가 경쟁 상대로 지목한 주요 수제버거 전문점의 단품 메뉴와 비교하면 절반에도 못 미치는 가격이다. GS25는 찐오리지널비프버거를 시작으로 프리미엄 햄버거 상품군을 지속해서 확대할 계획이다.

주머니 얇아진 직장인 노려

GS25는 최근 ‘런치플레이션’으로 편의점에서 점심을 해결하는 직장인 등이 늘어나자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앞세운 간편식을 적극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편의점 간편식은 싼 게 비지떡’이라는 편견을 깨기 위해 특히 재료의 질과 상품의 맛을 끌어올리는 데 공을 들였다.

올해 들어서는 기획 단계에서부터 최신 트렌드를 반영하기 위한 노력도 이어가고 있다. 작년까지 상품 개발은 식품 전문 연구원이 도맡았지만, 올해 초부터 식품 연구원과 MD를 한 팀으로 묶어 개발을 맡겼다. GS리테일은 지난 1월 MZ세대(밀레니얼+Z세대) 소비자의 입맛을 사로잡은 푸드 스타트업 쿠캣을 인수하기도 했다.

이런 노력 덕에 GS25의 간편식 매출은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GS25의 김밥·주먹밥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6.6% 증가했다. 도시락 매출과 햄버거·샌드위치 매출은 각각 전년 동기보다 32.8%, 31.1% 늘었다.

GS25는 최근 대형 프랜차이즈도 원재료 가격 부담을 버티지 못하고 앞다퉈 가격 인상 대열에 합류함에 따라 앞으로 편의점 간편식을 찾는 이들이 더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GS25 관계자는 “소비자 물가 부담을 조금이라도 낮추기 위해 맛과 품질, 가격 3박자를 모두 갖춘 간편식을 앞으로도 지속 개발하겠다”고 말했다.

박종관 기자 p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