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적 2주택 특례 국회 통과됐지만…가격·처분 기간 등 시행령으로 정해야
정부 "과도한 혜택 아니다"…이달 내 시행령 개정 계획
'종부세 완화' 지방 저가주택 기준 3억원으로 가닥(종합)
종합부동산세(종부세) 완화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지방 저가 주택 기준이 공시가 3억원으로 사실상 결정됐다.

정부는 이런 내용을 담은 종부세법 시행령을 이달 내로 개정, 공포한다는 방침이다.

◇ 주택 1채·지방 3억원 이하 주택 1채 보유하면 1세대 1주택 인정
13일 더불어민주당 한병도 의원실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는 최근 국회에 일시적 2주택자의 종부세 부담 완화를 위한 시행령 개정안 검토 사항을 보고했다.

시행령 개정안은 주택 수 제외 특례를 받을 수 있는 지방 저가 주택 기준을 공시가 3억원 이하로 설정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한 세대가 일반 주택 1채와 공시가 3억원 이하인 지방(수도권·특별자치시·광역시 제외 지역) 주택 1채를 보유했을 경우 1세대 1주택 지위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해주겠다는 의미다.

단, 이 경우에도 지방 저가 주택 가격은 종부세 과세표준에 합산해 과세한다.

정부는 "지방 저가 주택 양도세 특례나 합산배제(비과세) 특례 등 유사한 다른 제도도 공시가격 3억원을 기준으로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과거 사례나 특례 유형을 고려할 때 가액 기준 3억원은 과도한 혜택이 아니다"라며 "이번 특례는 지방 저가 주택에 대해 종부세를 비과세하는 합산배제 특례가 아닌 주택 수 제외 특례"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1세대 1주택자가 보유하는 1채의 지방 저가 주택에 한해 특례가 인정되므로 투기 소지는 제한적이며, 최근 부동산 시장 하향 안정세 등을 고려할 때 시장 불안 가능성도 크지 않다"고 덧붙였다.

◇ 시행령 개정, 이달 내 마무리 예정…국회 반발은 변수
이로써 정부는 당초 제시한 원안대로 종부세법 시행령 개정을 추진하게 됐다.

아직 시행령 개정 절차가 남아 있지만, 시행령은 국회 동의 없이 정부가 독자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만큼 내용 자체는 사실상 확정됐다고 볼 수 있다.

개정 작업은 이달 내로 마무리하기로 했다.

다만 국회의 반발은 변수가 될 수 있다.

아무리 시행령 사안이라고 해도 국회의 이견을 무릅쓰고 개정을 추진하기에는 부담이 따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앞서 국회는 올해부터 이사·상속·시골 집 보유 등으로 불가피하게 2주택자가 된 경우 1세대 1주택 지위를 유지해주는 내용의 종부세법 일부개정법률안을 의결했다.

이 가운데 이사나 상속에 따른 종부세 부담 완화에 대해서는 큰 이견이 없었으나, 지방 저가 주택에 대해서는 별도로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보고를 거쳐 세부 기준을 확정하기로 했다.

지방 저가 주택 기준을 어떻게 설정할지에 대해 의견이 엇갈린 탓이다.

당초 정부는 공시가 3억원 이하인 수도권·특별자치시·광역시 외 지역 주택을 기준으로 제시했지만,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기준을 공시가 2억원 이하로 낮춰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따라 특례 적용을 위한 납세자 안내 또한 평시보다 일주일 이상 지연되고 있다.

기존 법령이 그대로 적용되는 내용에 대해서는 지난 7일부터 순차적으로 안내가 이뤄지고 있지만, 신설 특례의 경우 시행령과 시행규칙 등 세부 집행 기준이 확정돼야 안내문을 발송할 수 있기 때문이다.

'종부세 완화' 지방 저가주택 기준 3억원으로 가닥(종합)
◇ 부부 공동명의자 12.8만명 혼란 현실로…내달 20일이 최후 기한
1세대 1주택자 종부세 비과세 기준선을 14억원으로 상향하는 특별공제의 경우 이미 정상적인 안내가 거의 불가능한 상황이다.

특별공제 법안은 여야 이견으로 아직 상임위원회 문턱도 넘지 못했고, 법정 특례 신청 기간(이달 16∼30일) 전에 합의가 이뤄질 가능성도 희박하다.

그나마 이달 내 법안이 통과된다면 혼란을 최소화할 수는 있지만, 그렇지 않으면 21만4천명에 달하는 1세대 1주택자는 물론 13만명에 육박하는 부부 공동 명의자(12만8천명)들이 큰 불편을 겪을 수 있다.

부부 공동명의자는 1인당 6억원씩 총 12억원의 공제를 받을 수 있는 공동명의나 11억원 공제와 고령·장기보유 세액공제를 함께 받을 수 있는 단독명의 중 유리한 쪽을 택할 수 있는데, 특별공제가 도입되면 단독명의를 택하는 게 유리하기 때문이다.

만약 이달을 넘기더라도 그나마 정상적인 세금 고지가 이뤄지려면 내달 20일까지는 법안이 통과돼야 한다.

김창기 국세청장은 지난 2일 국회 예결위에서 "10월 20일 이전에 개정이 된다면 특별공제 금액이 감안된 것을 반영해서 고지서를 발송할 수 있다"며 "이 경우 12월 1∼15일에 고지된 금액을 납부하면 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내달 20일을 넘기면 그때부터는 11월 말 발송되는 고지서에 특별공제를 반영할 수 없게 된다.

이후 뒤늦게 법이 통과되더라도 납세자들은 알아서 세액을 계산해 별도 신고 절차를 거쳐야 하며, 세금이 과소·과다 납부될 경우 추가 환급이나 납부도 진행해야 한다.

아예 정기국회 법안들과 같이 12월 말에 법안이 개정된다면 문제는 더욱 복잡해진다.

이 경우는 일단 현행법에 따라 종부세를 납부한 뒤 별도 경정청구를 거쳐 내년에 세금을 환급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