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차피 물가도 비싼데"…특급호텔 명절 음식 '완판' 행렬
올해 추석 특급호텔의 명절 음식이 인기를 끈 것으로 나타났다. 비교적 가격이 높다는 인식에도 불구하고 고물가상황 등과 맞물려 해가 갈수록 소비자 선호도가 높아지는 모습이다.

롯데호텔 월드는 지난 7일 기준 딜라이트 박스 판매량이 작년 추석 대비 약 190% 증가했다고 10일 밝혔다.

드라이브 스루로 판매되는 딜라이트 박스는 갈비찜, 전복초, 대하구이, 육전, 녹두전, 유과 등의 음식을 3단으로 구성한 것이 특징으로 가격은 30만원이다.

롯데호텔 부산은 추석을 맞아 한정 수량으로 판매한 한식당 무궁화의 '차례상 세트'가 모두 완판됐다고 밝혔다. '한우 갈비찜 세트'의 판매량도 작년 추석보다 120% 증가했다.

메이필드호텔 서울의 한식당 봉래헌이 50개 한정으로 50만원에 판매한 한가위 상차림도 빠르게 매진됐다.

메이필드호텔 관계자는 "봉래헌의 명절 상차림은 6~8인분 구성으로 매번 인기 있는 스테디셀러"라며 "지난해 설보다도 빠르게 완판됐다"고 말했다.

더 플라자 호텔이 '투고'(TO-GO) 상품으로 선보인 50만원 단일 구성(5~6인분)의 프리미엄 행복 패키지도 완판됐다. 행복 패키지 상품은 더 플라자 호텔과 전통음식 발전 협약을 맺은 전국 12개 명문 종가의 전통 방식으로 조리됐다.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서울 코엑스는 120만원에 판매한 '셰프 차례상'이 높은 가격대에도 불구하고 높은 호응도를 보였다고 전했다.

한식 전문 셰프가 준비한 이 차례상은 굴비구이, 산적, 육전, 도미전, 나물 등 10가지의 차례 음식으로 구성돼 있으며 6인용 기준으로 판매된다. 서울·경기 지역에 한해 호텔 직원이 직접 집으로 배달해준다.

이처럼 호텔 명절 음식이 인기를 끄는 데는 가치관의 변화 등으로 간편하게 추석 음식을 준비하는 것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는 것과 더불어 고공행진하는 밥상 물가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물가감시센터가 지난 7일 서울 25개구의 시장 및 유통업체를 조사한 결과 올해 추석 차례상을 차리는데 4인 가족 기준 평균 32만3천268원이 필요한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해 추석 1주일 전과 비교하면 8.5% 오른 가격으로, 1인분을 기준으로 잡으면 호텔 명절 음식과 가격 차이가 크지 않은 셈이다.

(사진=연합뉴스)


김현경기자 khkkim@wowtv.co.kr